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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orsense Apr 24. 2020

서울/수도권에 우리 집 장만하기

나의 시작, 나의 도전기

서울에 이렇게 집이 많은데, 왜 내 집은 없는 걸까?

아마 서울 또는 수도권에 사는 누구나 한 번쯤은 저런 탄식을 마음속으로 또는 육성으로 내뱉어본 적이 있을 것 같다. 요새 입버릇처럼 "우리 (다음) 집은 어디 있지?" 라며 남편에게 물으면 한숨 또는 "미국에 집살까?"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를 겪어내며 대한민국이 헬조선이라 불려도 결코 살기 나쁜 터전은 아니기에 한국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어디에 살까?'라는 질문을 다시 한다면.

자영업자나 프리랜서가 아닌 이상, 역시… 서울만 한 데가 없는 것 같다. 주요 편의시설, 병원뿐만 아니라 다니고 싶은 직장들은 대부분 서울에 분포해있으니, 비좁은 집과 상막한 이웃 외에는 기대할 게 없을지라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을 벌 수 있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학교와 직장을 오가느라 10여 년 넘게 길 위에 뿌리고 다닌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지 가늠이 가지 않는다.

직장을 옮기고 결혼을 하게 되면서 34년 만에 태어나서 처음 서울시민이 되었다. 그러면서 누리게 된 출퇴근 지옥에서의 해방감은 정말 달콤했다. 첫 자취집은 직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구옥일지라도 룸메이트도 없던 오롯이 혼자만의 공간이었고 월세 26만 원에 관리비 5만 원의 저렴한 유지비용 또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지금은 따릉이로 직장까지 달리면 20분 남짓 걸리는 신혼집에 2년째 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때문에 따릉이로의 출근을 감행했는데, 출근길에 끼여가고 바이러스 감염 공포로 가슴 졸이는걸 안 해도 되는 것이 누군가에겐 별것 아닌 것일 수 있지만 난 감사함에 몸들 바를 모르겠다.(남편 고마워!)

 


우리 다운 집을  갖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서울에 집이 있지 않느냐고? 물론 있지만 전셋집에 살고 있으니 우리 집이 아니다. 예전에 생각했던 ‘내 집’은 내 몸 뉘어 쉴 곳이라는 개념이었지만. 이제 법적으로 내 집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아니, 눈치 안 보고 우리 가족 맘대로 할 수 있는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내 20대를 여행과 어학연수 그리고 다른 직업으로의 도전에 쏟아부었고 남편도 여행과 노는데 돈을 많이 썼기 때문에 우리는 목돈은 많이 없었고 집을 살 형편은 안된다. 지금 전세를 구할 사정이 되는 것만 해도 다행이지만 그래도 내 집 마련하기 늦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등등… 다양한 집의 형태가 있겠지만, 어떤 모양이 되었든 나답고 우리답게 살 수 있는 나와 우리를 닮은 집을 언젠가는 갖고 싶다. 계획이 수정되거나 상황에 따라 뒤집힐 수도 있지만, 최종 목표는 서울 어느 숲세권이 보장된 동네에 그동안 축척한 온갖 인생의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작은 집을 짓는 게 목표이다.



현실의 벽: 우리가 중개사,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막상 관심이 생겨서 알아보니 서민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땅이 서울이나 수도권에는 희박했고 앞으로는 더 희박해질 것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요새는 협소 주택에 관심이 많아졌고, 이미 서울에 자투리땅이나 작은 규모의 오래된 구옥을 구입하여 예쁘게 자신들의 공간을 마련하는 사람들이 있다. 근데 그런 좋은 동네와 좋은 가격의 매물은 발품 팔아 구해야 한다. (내 집 마련) 선배님들도 그렇게 했다.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집을 짓는 것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시공업체를 선택하더라도 이분들이 내가 원하는 대로 잘 일해주고 있는지 진행상황을 체크할 수 있고 원하는 그림의 집이 완성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고…

웃픈 건, 우리가 집 지을 수 있는 곳을 찾더라도 현재 감당할 수 있는 건축비가 없는 것이다. 부동산에 가서 구옥이나 토지에 대해 물어보니 건축업무 진행은 현찰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목돈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구옥이나 토지를 찾겠다고 부동산 앱과 포털사이트를 뒤지던 내 하찮은 내공이 드러나는 것 같아 좀 창피했다.

여하튼 요지는 뭘 알고 덤벼야 어떻게 청사진을 그려내고 수를 쓸지 알 수 있고 변수에 대처하거나 실수하는 과정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내가, 우리가! 일당백이 되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시간을 투자해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아! 돈도 열심히 벌어야지...


3억으로 서울에 내 집 마련 창신동 협소 주택




왜 도전하는 걸까?

어떤 사람들은 집을 투자의 개념으로 보지만, 나는 앞서 말한 로망 실현을 하고 싶다. 나만의 정원을 가꾸고 허브를 기르고, 테라스에 앉아 고기를 구워 먹거나 지층에 나만의 음악 스튜디오를, 남편에게는 영화에서 나오는 놀이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에서 하고 싶은걸 할 수 있는 공간을 갖는다는 건 대단한 재산인 것 같다. 그래서 목표를 이룰 때까지 꾸준히 도전할 것이다.


For my Home Sweet Home!
카페 러슬. 어린이대공원 산책로에서 본 어느 카페 주택. 실제로 가보니 카페에서 보이는 공원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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