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으로 보는 도시
도시를 걷기 시작하자, 이스탄불은 서서히 속도를 낮췄다.
보스포루스 해협 쪽으로 발걸음을 옮길수록 공기는 조금 더 촉촉해졌고, 가까운 바다의 숨결이 바람에 실려왔다. 그 흐름을 따라 시선이 멈춘 곳에는, 물가에 바짝 붙어 선 집들이 있었다.
얄리(yalı).
이스탄불에서 이 단어는 곧 풍경이 된다. 바다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 있는 2~3층의 집들. 대부분 오스만 제국 시기에 지어진 목조 건물로, 파도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시간을 견뎌온 주택들이다. 창문 너머로는 늘 물빛이 먼저 들어오고, 나무 외벽에는 햇빛과 습기가 남긴 시간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한때 수백 채에 달했던 얄리는 이제 약 360채 남짓. 그중 일부는 여전히 누군가의 일상으로 숨 쉬고, 또 일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 사람들을 맞이한다.
보스포루스를 따라 걷다 보면, 에스마 술탄 얄리나 제키 파샤 얄리가 불쑥 시야에 들어온다. 화려함보다는 묵직함이 먼저 느껴진다. 이 집들은 ‘보존된 과거’라기보다, 아직 현재형으로 살아 있는 시간에 가깝다. 바다 위를 오가는 배들, 그 곁을 스쳐 가는 현대의 소음 속에서도 얄리는 흔들리지 않고 같은 자리에 서 있다. 이 도시는 그렇게, 보존하며 새로워진다. 이스탄불에 새로운 곳 '얼터너티브 이스탄불(La Folia)'이 눈에 띈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따라 지어진 빨간 지붕이 동화에 들어온 것 같다.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것들을 우리는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낯선 시간과 다른 리듬을 어떤 온도로 바라볼 수 있는지. 그 질문은 특별한 설명 없이, 풍경처럼 남는다. 그리고 여행이 끝난 뒤에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갈라타 타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공기의 결이 달라진다.
돌벽과 아치형 창문이 드러난 석조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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