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을 모으다 - 1
1. 자전적 소설들에 관심이 간다. 자서전은 싫다. 실제를 가장한 허구들엔 넌더리가 난다. 허구들의 구석구석에 안겨져 있는 진심들이 훨씬 좋다. 정이 간다. 인간의 삶과 닮았기 때문이다. 살아야만 한다고 느끼는 삶과 닮았기 때문이다. 모든 주장들이 편파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모든 철학들이 철학자들의 삶과 분리되어 생각될 수 없는 것은, 인간의 관념과 그들의 생을 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자전적 소설에 관심을 갖는 것 또한, 자기표현의 미학에 매료되는 과거와 현재의 타인들을 나와 비슷하기 때문에 우월하다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2. 힘이 나다 보니 로맨틱 코미디들도 다시 즐기는 중이다. 사랑과 인간은 불가분 관계이다. 나의 현실과 너무 멀리 있다는 것을 느낄 때면 슬퍼지곤 했었다. 장면들이 주는 감명이 강할수록 괴리도 커지곤 한다. 애니홀의 마지막 장면은 그 예시로서 내 안에 깊게 남아있다. 나는 랍스터 때문에 호들갑 떠는 장면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자유로워지는 건지 갇히는지 전혀 모르겠다. 괴로운지 즐거운지도 모르겠다. 나아가는 것인지 퇴보하거나 빙글빙글 도는 중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삶에 의해 유화되는 것이 기뻐할 만한 일인지 후회할만한 일인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