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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Oct 04. 2020

기회의 평등사회를 위한 고뇌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본 사회문제

열네번째 에피소드다.


글을 쓰다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참! 할말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이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얼만큼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를 만나보면 사람들의 단계적 반응이 순차적으로 나온다. 처음 만난 사람은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단정함, 논리정연한 어투, 그리고 겪어온 역경에 놀란다. 나를 좀 안 사람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의리, 동지애, 그리고 미래를 향한 도전정신에 놀란다. 그리고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내가 원래는 상당히 내성적이며 조용한 성격이어서 사람 만나는 것을 꺼려한다는 것에 제일 놀란다. 그리고 상당히 외로움을 많이 느끼며 애정결핍이 있는 찌질한 사람임에 다시 한번 놀란다. 원래 그런 성격이다보니 조용히 집에 박혀서 책을 읽으며 사색하고 글쓰는 것을 좋아한다. 누군가를 만나 치열한 협상의 현장을 피하며 인간으로 인해 상처받기 싫어서 사람을 피한다. 참! 역설적이지 않은가?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사랑하는 이와 미래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가능성. 그리고 내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지런함,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선하게 보는 감정 덕분이다. 오늘 하고자 하는 에피소드는 경남 의령군에서 생각해본 고찰이다. 경북대학교를 다니면서 잠시! 잠깐이지만 학내에서 나를 모르는 사람이 없어졌다. 우선, 공돌이라는 특수성과 내 특유의 거한 협상을 이끌어내는 악마의 재능 때문일 것이다. 어느 날 학생처장님이 나를 불러 도서산간 지역으로 캠프 형식의 교육봉사 계획을 세워줄 수 있겠냐 물었다. 흔쾌히 승낙하고 선택한 곳이 경남 의령군이다. 부끄럽지만 이유가 의령출신 의병장인 곽재우가 좋아서였다.


의령군 버스터미널에 내려서 학교로 향했다.

묘사를 하면, 그냥 농촌사회라고 보면 된다. 읍내라고 하는 형태의 번화가가 유일한 위안이다. 만난 친구들은 참! 순수하고 우리를 많이 따랐다. 교육자체에서는 준비한대로 진행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우리가 떠나기 전 날, 진로에 대한 상담을 하다가 무심결에 내가 한마디를 던졌다. "학원도 잘 활용하면 좋은거야. 사교육이라고 나쁜 건 아니야."  그 학생의 대답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학원을 가려면 시외버스를 타고 마산시를 가야하는데.." 아찔했다.. 그저 아찔했다..


그날 밤 나 혼자서 정말 의령군 읍내부터 논밭까지 오래 산책을 하였다. 그리고 부끄러워졌다. '내가 참! 폼만 잡고 살았구나..' 난 그저 교육기회의 평등을 한다는 폼나는 슬로건을 내걸고 활동했다. 나의 어린시절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 뛰었지만, 나 역시 대도시인 부산과 대구에서 산 존재였다. 인근 소도시와 도서산간 지역에서 발생하는 교육기회의 불평등에 대해 무지했으며 공감하지 못했다. '아.. 난 대도시의 교육기회의 평등에만 조금 도움을 주었구나. 대한민국이란 말은 빼자. 쪽팔린다..'


마지막날 아이들과 헤어지며 하나 제안을 했다. 온라인으로 멘토링 수업을 하자는 것이었다. 구축 관련해서는 우리가 책임지고 기획할테니 EBS에서 긁어주지 못하는 세세하며 사적인 부분을 같이 잡아보자고 했다. 그리고 '온라인멘토링'이 시작되었다. 나는 '언어영역 꿀팁 5분 스킬' 담당을 했고 특히! 아이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왜냐하면, 내용이 '지문이 이해가지 않을 때, 4문제 중 3문제는 건지고 1문제 버리기', '모를때 찍는 노하우' 이런 말도 안되지만 그 아이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정보를 주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장학회 10주년 행사에서 앞으로 10년 비전을 발표했다.


첫째, 우리는 국립대학이 인근에 위치한 도시(구,군) 뿐만 아니라,  교육기회가 다소 적은 도서산간 및 소도시까지 지역범위를 확대한다.

둘째, 우리는 교과학습 지원 또는 진로탐색 교육을 기본으로 하되,  점진적 발전으로 미래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미래역량 교육을 실시한다. 

셋째, 학교 안 제도권 청소년 뿐만 아니라 홈스쿨링 등 학교 밖 청소년까지  청소년 범위를 확대하여 교육을 통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나눈다. 

마지막, 이를 통해 교육기회의 평등을 기본으로 한 원칙을 지키며,  청소년들이 직접 자신의 진로와 방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궁극적으로 “미래사회를 위한 교육기회 선택의 자유”를 실현한다. 


내 10년의 고민이 담겨있는 4가지 목표였다. 그 중에서 첫째로 말한 도서산간 및 소도시까지로 우리가 가자는 비전은 앞서 말했듯 경남 의령군을 방문하면서 내 마음 속에 확고히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온라인멘토링이란

투박한 방법으로 시행된 방식은 구체적으로 변하여 대도시 국립대학생들이 인근 소멸위기 소도시로 일정기간

파견되어 생활비를 예산으로 지원받고 아이들의 학습지원을 하며 일시적 정주를 하는 것으로 협의되고 있다.

미국에서 티치포아메리카란 사회적기업은 아이비리그 출신 명문대 졸업생들이 졸업 후 3년 동안 미국 전역의

소도시 공립학교에 명예교사 자격으로 파견되어 미국의 기초 학력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우리도 그 도전을 시작할 때이다.

대한민국 사회 전역에서 교육기회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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