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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Feb 28. 2022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샤니 포켓몬빵, 띠부띠부씰'로 바라본 자녀 경제 교육의 필요성

147번째 에피소드이다.


3월9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누가 뭐라고 해도 '경제 공약'이다. 그것만큼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없다. 외교, 안보 등은 거시적으로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당장 내 삶이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들이다. 코로나 장기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와 산업구조 재편은 '명과 암'을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 적응이 빠르고 대비를 잘 해놓은 이에게는 다시 올 수 없는 '기회'의 땅이 열린 것이지만 반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이에게는 '충격과 공포'를 넘어선 절망감이 들 정도의 변화시기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이 한마디로 미국의 빌클린턴은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최근, 깨어있는 젊은 부모를 중심으로 자녀의 경제교육의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주식을 함께 매수해보고 분석한 뒤 매도해보는 일련의 과정까지 가정교육적인 측면으로 진행한다. 시장경제 자본주의라는 체제 속에서 '학벌에만 매몰된 기회' 이상의 가능성을 자녀에게 찾기 위해 젊은 부모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워렌 버핏이 말한 명언이 상당히 공감이 간다.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떄까지 일을 해야만 할 것이다."


필자는 어린시절 굉장히 경제관념에 대해 좋은 경험을 하였다.

바로, 샤니 포켓몬빵의 띠부띠부씰이다. 학술적인 용어로 정확히 표시하기 어렵지만 굉장히 경제관념을 잡아주는데 탁월한 교육 프로그램이 되었다. 초4학년에 당시 반장으로 선출된 동급생이 '샤니빵'을 전체반에게 돌리면서 이 교육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신기하게도 책받침을 같이 나누어줬는데 빵 속에 들어있던 띠부띠부씰을 책받침에 그려진 캐릭터에 맞게 붙일 수 있는 형태였다. 목표가 정해졌고 동급생들이 그 책받침을 캐릭터로 채우기 위해 '띠부띠부씰'을 사서 모으기 시작했다. '샤니빵'은 모으기 위해 거쳐가는 필수 코스였고 빵을 사고 '띠부띠부씰'만 취득하고 버리는 경우가 발생했다. 필자는 빵 사먹을 돈이 없어서 그런 동급생들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빵을 얻어먹고 주워먹으면서 충분히 배를 채웠다. 과열경쟁이 되는 가운데 샤니빵은 상당히 영악한 영업전술을 내놓는다. 한꺼번에 캐릭터를 띠부띠부씰 스티커화하지 않고, 슬슬 판매추이를 보면서 그 분위기가 하락추세면 새로운 캐릭터를 띠부띠부씰로 만들어 로컬 단위로 소문을 흘린다. 그러면 "야! 이번에 캐릭터 띠부띠부씰 나온대"라고 하면서 다시금 붐업이 된다. 대표적인 예로 "거북왕"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우습지만 필자 학교에서는 "거북왕이 서울에서는 나왔다고 하더라. 곧 여기도 뜬다." 라는 근거없는 소문들이 파다해지면서 동네 곳곳의 샤니빵을 수집하러 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제는 단순히 책받침 캐릭터를 넘어서 앨범식으로 채우는 번외 상품이 출현했으며, 정말 신기하게도 물물교환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앞서 말했듯이, 필자는 여기서 경제관념을 깨우쳤다. 동급생들의 뒤를 따라다니며 빵을 얻어먹고 버린 걸 주워먹는 가운데서, 한가지 확고한 생각을 했던 건 '특정시기에 나온 캐릭터 띠부띠부씰이 앞으로 계속 나올까?' 였다. 예를 들면 캐터피, 버터풀 등의 캐릭터 띠부띠부씰이 계속 나오는 시기가 되면 흔해져서 그 가치가 상당히 하락한다. 또 맨날, 빵마다 그것이 나오니 빵과 함께 버릴려고 하는 걸 필자는 "야! 그거 버릴꺼면 나 주면 안돼?"라고 말하고 차곡차곡 모아놓았다. 캐릭터의 생산시기가 바뀌고 또 분실로 인해 예전에 생산되었던 캐릭터 띠부띠부실이 희소성이 생겼다. 당연히 가치가 올라갔고 모든 캐릭터 라인업을 갖추려는 완벽한 매니아들에게 필자가 가지고 있던 것들은 굉장히 좋은 거래 대상이 되곤했다. 한개 주고 세개 받기! 또는 더 나아가 현금거래(500원 or 1000원)까지 이루어지는 진풍경이 일어났다. 디지몬 어드벤처가 슬금슬금 나오고 포켓몬 시대가 살짝 가고 있을 때, 직감적으로 '이거.. 다 팔아야한다.'라는 생존본능이 발동했다. 뒤늦게 포켓몬 띠부띠부씰 시장에 진입하려는 동급생에게 지금까지 모아놓은 라인업들을 영업하면서 몽땅 팔테니 싼 조건을 제시하며 인심쓰는 것이라 최대한 둘러댄다. 그때 가장 쓰기 좋은 변명은 공부에 몰입하기 위해이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책받침 가득 차있던 띠부띠부씰은 50,000원에 거래되었다. 돌이켜보면 물물교환을 통해 계속 늘려나갔지, 기본적으로 '샤니빵' 구입을 통해 획득한 띠부띠부씰은 몇개 없었고 당시 희소성이 없어 버릴려고 했던 것을 구걸해서 받아둔 띠부띠부실이 훨씬 많았다. 얼마 뒤, 띠부띠부씰의 가치는 정말 폭락을 넘어서 종이(paper)보다는 가치가 없어졌다. 내겐 행운이었고 마지막 구입한 동급생에게는 정말 그 자체였다.


위에서 언급한 이야기는 2017년 광풍이 불었던 가상화폐 이야기와도 유사할 수 있다.

경제관념은 생각보다 책으로 배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유수한 경제학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대실패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경제란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인간의 욕망이 투여되어있는 곳이다. 남들보다 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이기적이면서 너무나 당연한 욕망, 현재의 가치와 미래의 가치가 우선순위 순서나열 끊임없이 경쟁을 하며 공존하는 곳 그 자체이다. 최근 대통령 선거 토론회를 보면서 그 욕망의 반영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 후보자가 있는 솔직히 모르겠다. 회의적이란 표현을 넘어 국가란 공동체 속에서 개인을, 그리고 개인의 욕망을 가두고 억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공동체 유지가 개인의 행복이란 명제는 완전히 성립하지 않는다. 경제가 중요한 시대가 왔다. 좀 더 세밀하게 말해보자면, 국가의 경제가 아니라 개인의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사실 이전부터도 가장 중요했지만, 내색을 안하고 있었을 뿐! 하지만 그것보다 국가 존재 자체의 의미를 뽐낼 수 있는 명분은 없다. 그것 해결해주지 못하면 국가는 그 의미가 없다.


최소, 국가에게 그걸 바라지 못한다면 개인의 생존전략을 짜야한다. 즉, 경제교육부터 시작해야한다.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 책이든, 유튜브든, 실물경제든, 닥치는대로 몸소 체험해보고 적용해보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선비의 나라요, 유교의 나라였던 조선시대의 후예인 일부 어른들은 "아니, 어릴 적부터 돈(money), 돈(money)거리면서 남사스럽게 교육시키고 하면 되겠어요? 망측스러운데."라고 할지 모른다. 분명 있다.!


그런 어른들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혹시, 지금이 2022년인 건 알고 계시죠?"   



커피 한잔의 여유

국회와 사회적기업, 스타트업CEO, 변호사(로스쿨준비생)


소개      

김인호입니다. 20대에는 사회적기업가로 살았습니다. 30대에는 국회비서관, 컨텐츠분야 스타트업 시니어, 사회적경제 전문 변호사로 살려고 합니다. 그리고 40대에는 제 생각을 펼치며 사회를 설득시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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