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피 한잔의 여유 Jun 12. 2022

메타버스(Metaverse)의 세계는?

현실과 가상의 흐릿한 경계? vs 현실을 뒤엎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

160번째 에피소드이다.


메타버스(Metaverse)가 작년말부터 한창 뜨거웠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바꾸는 초강수를 두었고 관련주들은 주식시장을 주도했다. 메가트렌드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것에 비해서는 메타버스의 성과는 신통치 않다. 생각보다 코로나가 빠르게 종식되었고 오프라인 소비와 문화가 돌아오며 필수가 아닌 보조가 되었다. 또한 가상자산의 형태, 그리고 그에 맞는 규제 및 촉진 방법이 자리잡지 않은 상태에서 메타버스만을 강조하니 그 힘을 상당히 잃었다. 내게 메타버스 산업에 대해 물어본다면, 항상 아래와 같은 논점을 짚는다. "다 좋은데, 가상자산이 완벽히 자리 잡지 않았는데 메타버스가 산업 생태계로서 성장할 수 있나요?"


메타버스(Metaverse)란 1992년 출간된 소설 '스노크래시' 속 가상 세계 명칭에서 유래한 것으로 가상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이다. 즉, 새로운 개념이 아닌 기존의 개념이 기술의 발전, 그리고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온라인 상에서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산물이었다. 게임 산업은 일종의 메타버스 세계관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기에 게임주가 메타버스 관련주를 주도하였다. 기업들도 재택근무 등의 형태에서 제페토, 로블록스, 게더타운 등의 방식을 활용하여 근무시스템에 도입하고자 시도하였다.


나는 '얼리어답터'가 아니기에 활발히 진행되면 슬쩍 발을 담궈 호기심을 해소하며 그 산업의 미래를 스스로 평가해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몇개월 전부터 청년학교에서 '메타버스학과' 수강생으로 참가하면서 제페토, 로블록스의 사용법을 숙지하고 실습해보고 있다. 그 시간 내내 고민하는 건 단순히 '기능'보다는 'Why?' 이다. "사용자들은 왜 접속할까, 무엇을 원할까, 일시적인 유행일까, 지속하려면 결국 무엇을 필요할까" 등을 고민하는 시간은 나름 유익하다. 메타버스는 사실 현재는 단조로운 형태의 플랫폼이다. 참신한 하나의 기능, 그리고 텍스트 위주의 컨텐츠들을 대체할 수 있는 적당한 범위 내에서 시도할만한 산물이다.


가령, 예를 개인(또는 법인)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메타버스'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하나 더 구축한다면 상당히 트렌디하다고 평가받을 것이다. 다만 텍스트 홈페이지만으로도 그 기능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고 업무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또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직업군으로는 상거래보다는 심리적 디자인 요소를 제공할 수 있는 프리랜서 개념이 다수를 이룬다. 이 한계선을 명확히 벗어나야 산업으로서 자리잡고 실질적인 직업, 그리고 지속적인 투자 그리고 소비가 일어날 수 있다. 현재 메타버스 관련 특강, 그리고 교육내용을 수강해보면 굉장히 '추상적'이고 '미래지향적'이지만 알맹이는 없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메타버스는 크게 두가지 방향에서 정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는 현실과 가상의 흐릿한 경계이다. 메타버스가 가상세계라고 말하지만 구분이 지어진다면 그 자체로 의미는 두기 어렵다는 관점이다. 본인이 현실세계인지, 가상세계인지 순간적으로 착각 또는 인지불능상태가 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메타버스'이며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시장의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은 현실을 뒤엎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보는 시각이다. 현실은 내가 주어진 환경을 선택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기에 그로 인해 격차가 발생하고 불평등, 불공정이 난무한다. 메타버스가 가진 가상세계에서는 그 출발점을 맞추고 기득권 설정을 다시금 해볼 수 있는 유일한 역전의 방법이다. 공정성을 주요하게 여기는 세대들에게는 그보다 더 매력적인 요소는 없다. 앞서 말한 두가지 요소는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소 차이가 있다. 전자는 인간이 생활하고 있는 세계관(시장)의 확장이고 후자는 '아바타' 영화 속 주인공처럼 신체장애가 있지만 아바타 세계에서는 누구보다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새로운 자아의 탄생이다.


이 관점에서 메타버스가 앞으로 산업적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니 두가지 모두 의미가 있으며 혼용한다고 하더라도 일부 충돌되는 점만 조율한다면 개념적으로 큰 무리는 없다. 하지만, 이 메타버스 산업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결국 가상자산이 가장 중요하다. 서두에서 질문을 던졌듯이, "다 좋은데, 가상자산이 완벽히 자리 잡지 않았는데 메타버스가 산업 생태계로서 성장할 수 있나요?"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 역시 최근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이며 그에 대한 답은 다음 에피소드에서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 안정화 된 가상자산으로 거래가 일어나지 않은 메타버스는 그저 하나의 부속품(필수재가 아닌 기회되면 해보는 적당한 시도)으로 전락할 확률이 크다. 앞으로 메타버스를 시장(market)으로 봐야지, 액세서리(accessory)로 보면 절대로 산업으로 성공할 수가 없다. 

작가의 이전글 풀뿌리 민주주의의 산실, 지방선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