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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Jul 17. 2022

고독(孤獨), 노력 그리고 성취

올해 만약에 로스쿨 입학에 성공한다면? LEET 시험일 D-7

166번째 에피소드이다.


일주일 간은 사념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번주는 아둥바둥 다음 한주간 나를 찾지 않게 하려고 동료들에게 사정을 말하고 그에 합당하게 일들을 인수인계해놓았다. 다음 한주간은 스케줄 자체가 없는 고독(孤獨)한 시간이다. 7월 들어서 상당히 고독(孤獨)해진 감이 있다. 계절의 변화를 자세히 인식하지 못하고 누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즐겁지가 않았다. 시간에 쫓기듯, 생존과 능력향상 위한 회사업무 그리고 최소한의 인간관계 유지 외 모든 시간을 로스쿨 입학을 하기 위해 쏟아부었다. 그 끝에는 항상 고독(孤獨)이 몰려들었다.


지난 1년이 내게 상당히 힘들었다. 올해 초 '실패자산'이란 말로 작년 한해를 표현했다. 30대 중반부터 변호사란 직업으로 다시금 무너진 실패자산들을 하나씩 쌓아올리고 앞으로 내 삶을 다시 설계하고 싶었다. 객관적으로 평가본 내 상황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로스쿨 입학을 하기 위해선 LEET 성적, 학부학점, 영어성적, 그리고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일정수준 내의 연령이 존재했다. 여기서 내게 유리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학부학점은 보통의 학생들과 비교해선 준수하지만 체계적으로 준비한 수험생들에 비해 약 0.3정도 낮았고 영어성적은 그 시험을 언제봤는지 기억조차 안 날 정도로 까마득해서 상반기에 시험을 친다고 애를 먹었고 현재 LEET 시험 이후에도 원서접수까지는 계속 시험을 해봐야할 듯하다. 최근 3개년치 로스쿨 입학생 기준으로 34세는 적은 나이가 아니었고 암묵적으로 35세를 넘어가면 합격률은 2% 내외에 수렴하는 결과치를 접했다. LEET 성적은 말해 무엇하랴, 생각보다 머리가 굳은 것을 확인하고 자괴감? 그리고 스스로에게 자책을 많이 하곤 했다. 난 그 속에서 고독(孤獨)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보단 '어쩌지?'란 두려움과 자기비하가 좀 더 쉽게 다가왔다. 하지만 한편으론 고독(孤獨)의 시기를 넘어선 순간에 마주한 '나' 자신을 보고싶었다.


그리고 '나'를 보면서 한마디 꼭 해주고 싶었다.

"갑작스레 방향을 틀었지만 십대의 나, 그리고 이십대의 나 같이 언제나 그렇듯 결국 해내었네!! 수고했다." 여전히 지금도 한계를 맞보고 있으며 생계유지와 그 속에서 시간쪼개기로 근근히 집중해내고 있다. 올해 운이 좋게도 한번에 로스쿨을 입학하게 된다면? 그건 정말 내겐 그 지긋지긋한 실패자산을 정면으로 극복한 것이라고 솔직하게 평가하고 싶다.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그러면 로스쿨 입학하면 내년부터는 직장 그만둬야해?' 그 물음에 너무나 당연스럽게, "아니오! 저는 직장다니면서 이 악물고 또 어떻게든 다녀야지요. 학비는 어떻게 납부해요 ㅎㅎ 누가 저를 도와줄 사람이 있다고, 제 스스로 결국 해결해야 하잖아요." 이라고 말했다. 운좋게 입학을 하더라도 3년 간은 정말 지옥 끝에 떨어진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욕'하며 겨우 버텨야 할 건 자명하다.


다만, 그 지옥 끝에 떨어진 기분일지라도 내가 1년간 다짐했던 것을 실현시키는데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아마 당분간은 브런치에 게재하는 마지막 글이 될 것이다. 올해 이 노력의 성취가 꼭 맺어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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