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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Aug 13. 2022

원점에서 생각해보기

100일 간의 여정을 돌이켜보며 앞으로의 삶을 원정에서 그려보기

167번째 에피소드이다.


올해 법학적성능력시험(LEET)를 치루고 첫 에피소드다. 한동안 사념을 떨쳐버리고자 브런치 근처엔 오지도 않았다. 한동안 보지 못했던 심야영화도 혼자 열심히 보고 휴양 겸 다른 도시로 놀러가기도 하고 일(work)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기에 다시금 일(work)에 온전히 집중하여 다소 소홀하게 접근했던 것들을 바로 잡았다. 그러한 시간을 보낸 이유는 '원점에서 생각해보기' 위함이었다. 가채점 결과는 평소 실력과 유사하게 나왔다. 다행히도 그간 노력이 헛되진 않은 듯 했다. 다만 누구든 모두가 꿈꾸는 '운(일명, 찍신)'은 발휘되지 않았다. 딱 온전히 내가 쌓아올린 그만큼이다. 100일 간의 여정은 일(work)과 학업(study)의 불완전한 동행이었다. 둘다 만족스럽지 않은 부조화를 노력과 인내, 그리고 애써 태연한 표정으로 버텨온 시간이다. 절대적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새벽에 자기 일수이고 그럴수록 일(work)과의 병행에 부침을 느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핑계와 변명으로 바뀌어갔고 결과는 '직장인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성과'를 냈다고 애써 위로할 뿐이었다.


원점에서 생각해보자고 다짐한 건 지방 사립대에 입학한 뒤 직장과의 병행이 과연 가능하겠냐는 근원적인 내 딜레마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다. 로스쿨이라고 하는 건 직장을 다니면서 해내야 한다는 것이 필수조건이었다. 학자금대출이란 제도가 있으나 결국 '빚'이기에 혼자 무조건 해결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내겐 중요하며 이번 100일 간의 여정이 사실은 상당히 힘들었음에도 상위권 성적을 내지 못하고 합격선 언저리에 머물면서 일과 병행이 가능한지 스스로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만약 직장을 그만두고 다녀야 하는 지적, 학습능력을 가진 것이 내 한계라면.. 그리고 그것이 자기비하가 아닌 객관적인 메타인지라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엔 로스쿨은 없을 수 있겠단 생각을 솔직히 했다. 아예 나이가 어리든, 아예 나이가 많아 여유롭든 이도저도 아닌 30대 중반을 향하고 있는 내겐 '경력단절'이란 것이 생각보다 두려움을 넘어 공포로 다가왔다. 그것과 더불어 최근 3년만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합격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은 내 선택장애로 변질되었다.


8월말까지는 일단 다 내려놓고 원점에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오히려 지금은 '자존감'보단 '자신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 스스로는 나를 정말 사랑하지만 그것 뛰어넘어 정말로 해낼 수 있는가 하는 실현가능성에 한발짝 다가갈 그 '자신감' 말이다. 극도로 예민해져 직전시기에는 '화'를 주체할 수 없었고 주변사람들이 날 건들지 않고 피할 정도였다. 일(work)이든, 학업(study)이든 모두 잘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사람을 정말 피폐하게 만들었다. 그 기간을 불과 100여일이었는데 이젠 3년을 잡는다면 내가 견딜 수 있을 것인가, 아니라면 사회구성원으로서 20대 초반부터 사회적기업가로 창업한 뒤 사회기여든 물질적가치 회득이든 단 한 차례도 '경력단절'을 겪지 않았는데 먼 미래를 위해 수년간의 경력단절을 참아낼 수 있을 것인지 스스로 돌이켜보고 냉정한 선택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내가 내린 결론이다.


'상인의 현실감각과 서생의 문제의식'

가장 좋아하는 격언이면서도 현재 내게 가장 필요한 격언이기도 하다. 나는 앞으로 30대를 어떻게 보내면서 어떤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그리고 40대에 그리고 있는 내 삶에 그 노력이 얼만큼 가능성을 높여줄 것인지 면밀히 따져봐야한다. 가능성이 높은 경로, 그리고 방법에 승부를 거는 것이 나에겐 필요하다. 나약한 인간이기에 하는 현실적인 고민이며 개인주의자로서 누구의 도움보단 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내 삶의 설계자로서 하는 나침반 점검의 시간이다. 나는 40대 그리고 50대에 누구보다 잘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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