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피 한잔의 여유 Sep 25. 2022

과정보다 결과인가요? Yes

요새 느끼는 염증과 갈증, 그리고 싹트는 무관심과 불신

182번째 에피소드이다.


오늘 하고자 하는 비유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니 걸러 생각하시면 좋겠다. 다만 확실한 건 정치권 뉴스는 잘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어떤 이와 대화를 하다가 정치 뉴스를 물어보면 '응? 그런 일이 있었어?'라고 되묻곤 한다. 예전부터 느꼈었지만 난 지독한 결과주의자이다.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리더는 결국 착한 성품을 지녔거나 박학다식하더라도 무조건 실패한 것이다. 국가와 기업의 비교가 적절치 않은 건 알고 있다. 하지만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고 가끔은 개인의 자유보다 국가주의라는 그립감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국가이기에 그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건 기업과 비교할만한 점이 있다고 본다. 정의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며 상식을 찾기 위해 수없이 많은 희생과 시간 소요가 된다. 그 가운데서 맥락을 잡고 앞으로 나가 결과를 내는 것이 선출직 권력들에게 주어진 임무이자 목표이다. 간혹 정치 뉴스를 보다가 보면 너무 목표지향적이지 않은 것 같다.


건물(일종의 '프로젝트'를 비유)을 짓는 것이 어느 방면에도 도움이 된다면, 스타트업(민간)은 어떻게든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서 짓는데 집중한다. 거기서 나오는 잡음이나 시행착오는 나오면 잡는 '린스타트업' 자세로 일관한다. 건물의 완성이 그 나중의 결과에 대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 믿기 떄문이다. 정치라고 일컫는 선출직 권력은 압도적으로 협의체란 형태에 집착한다. 합의와 소통을 전제로 일을 추진해나가야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너무나 좋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내겐 실질, 실리, 합리가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그 가치 외에 다른 가치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일 이야기를 빨리 하고 강권할 것, 타협할 것들을 가끔은 얼굴 붉힌 전력이 있는 자라고 할지라도 일을 위해 만나고 진행시켜야 한다. 그래야 건물이 빨리 지어지고 그 결과물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본 정치뉴스는 염증과 갈증을 넘어 무관심과 불신이 싹트고 있다. 그 협의체를 꾸리는 것조차 힘겹다. 여당, 야당의 섞일 수 있는 적대시한 상황 속 각각 그 내부마저도 전혀 답이 없다. 이런 식의 논리이다. "나, 쟤랑은 일 같이 못해. 쟤 협의체에 넣으면 나 일 안해.", "협의체 오기 전에 협의체 위원이 길가에 껌 뱉는 걸 봤어. 이건 내가 도저히 못 넘어가겠어. 이것 시정하고나서 나중에 하자." 올 한해가 결국 이렇게 끝나고 말 것 같다는 의심을 넘은 확신이 다가오고 있다.


주린이로서 최근 환율과 주가에만 관심이 많다. 환율은 1400원을 훌쩍 넘고 있고 방어 전략이 있는지 조차 궁금하다. 미국 주가가 떨어졌지만 한화로 바꾸니 환율 덕분에? 돈을 벌었다는 우스운 소식마저 들리고 있다. 코스피는 2300선이 깨졌으며 장기 불황을 예측하는 지표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혁신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코스닥은 끝도 모를 추락에 어쩔 줄을 모르고 있다. 유일한 희망인 부동산은 끝도 모를 추락으로 거래물량이 처참한 수준이다. 이 소식을 접하고 정치 뉴스를 검색해보시라. 도대체 현재 어떤 뉴스들이 도배되고 있는지.. 과연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결과들은 어디 있을까?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믿느냐?' 라고 내게 묻는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Yes"이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각 담당부처에 이런 문제를 일임하고 다른 화제로 끝도 없는 언쟁을 하는 선출직 권력은 비용 대비 효율이 형편없는 것이다.


요새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딱 한마디 한다. "누구도 믿지 않는다. 나(또는 가족)만 믿고 본업을 하나 지키며 N잡으로 추가 수입을 만들어내며 버티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재테크(주식 또는 부동산)에 대한 희망은 잠시 접어두고 그저 버티겠다는 일념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가끔은 역겨울 정도로 불신이 생길 때가 있다. 군사동원령 등 국가가 필요할 때는 국가주의 관점을 고집하며 그립감을 절대 놓치고 싶어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 요청하지만 상황이 어려워졌을 때는 개인의 자유와 책임으로 전가하며 슬쩍 손을 놓고 관망한다. 나중에 다시 잡을 그립감은 고수한 채로 말이다. 한가지만 확실히 해도 좋을텐데 두 얼굴의 가면을 바꿔 쓰기에 급급하다.


마지막으로 최근 글로벌 추세를 보면, 코로나 이후 패권을 잡기 위한 '전쟁'과 유사한 사건들이 크게 일어날 것이라 본다. 러시아의 군사동원령이 그렇고 중국의 문화통제가 그렇다. 미국은 코로나 이후 새로운 양상의 패권전쟁에서 자신의 위상을 확고히 지켜야하며 EU체제에서 이탈리아의 총리는 국가주의를 표방하는 이가 선출될 가능이 높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건 '결과'이다. 무서운 국제적인 정세 속에서 믿을 건 결과 뿐이다. 패권전쟁이 '전쟁' 수준으로 한번 크게 휘몰아치고 나서 경제침제가 다소 누그러질 듯 하다. 삶이란 정말 힘든 것 같다. 하나의 국가에 속해 한명의 자연인으로 사는 건 '운'도 '실력'도 다 필요하다. 그러한 인생의 진리를 더 절실히 느끼며 과정보단 결과가 더 중요한 결과주의자가 되는 것 같다. 어디서든지 결과 증명을 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의 수학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