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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Jun 19. 2023

IT커뮤니티를 통한 은둔고수 발굴

커뮤니티의 정의, 범위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청년들의 사회적고립감 완화

243번째 에피소드이다.


최근, 함께 연구를 하는 모임(향香기나는벗님들)에서 부산연구원에 제안하였고 최종선정된 주제는 '지역형 IT커뮤니티 운영을 통한 사회적 고립 청년들의 고립감 해소방안 연구'이다. 이 주제를 고민하게 된 이유는 그 방법론에서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의 사전적 정의는 공동체를 뜻하는 영어단어에서 유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원은 common으로 지역의 지배자가 아닌 일반인들을 모두 지칭하는 의미에서 시작되었으며 한자 문화권에서는 흔히 공동체로 번역된다. 커뮤니티는 외부와 뚜렷한 경계를 가지며 그 내부에서 다소 느슨한 결속력으로 결합되어 있는 특성을 지닌다. 귀속의식과 연대성을 가진 지역 사회를 지칭하기도 한다. 이 정의에서 비롯한 커뮤니티의 특징은 '느슨한 네트워크', '외부와의 경계가 구분된 연대성',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 구조'이다. 세 가지의 선결조건이 탄탄한 커뮤니티가 그 본질적 속성을 지키며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지역사회 내 봉사활동단체부터 협동조합까지 그 특징을 반영하여 운영하려 끊임없이 노력한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지만 말이다. 한편, 인터넷은 제3의 물결로 전세계를 연결시키는 촉진제가 되었다. 앨빈토플러는 인터넷이란 기능적 도구를 통해 정보화사회가 가까워져 세상을 놀라울 정도로 바꿀 것이라 예언했고 그 예언은 100% 적중했다. 이젠 Metaverse, AR, VR, AI 등 연계할 수 있는 기술적 발전까지 이루어져 텍스트 뿐만 아니라 가상현실 속의 캐릭터가 나를 대변해주고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기존까지 인터넷 커뮤니티가 공통의 관심사나 환경을 가진 이들이 소통하는 웹사이트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가진 특징을 온전히 흡수하여 관계하고 소통하는 하나의 채널이다. 그걸 인지하고 사회적문제와 적극적으로 결합해보자는 의도이다.


청년들의 사회적고립, 그로 인해 이어지는 극단적 선택과 고독사는 대한민국이 사회적 문제가 된지 꽤 오래 되었다. 각종 방송에서 도서들로 꾸준히 소개되고 있으며 복지부 등 중앙부처에서 연신 정책 및 지원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그 출발점이 단순히 청년들의 표면적 이해 그리고 공급자 위주로 '비정상'을 '정상'으로극단적인 단어로 규정짓고 단기간 내에 사회로 끌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 표명으로만 진행된다면 쉽지 않다. 필자 역시 근 2년 간 사회적기업 협동조합리본, 연구개발부서인 향香기나는벗님들을 통해 현장, 사례,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선뜻 난해할 다름이다. 보다 현실적인 접근은 커뮤니티란 도구를 적절히 활용해보자는 심산이다. 일전에 사회적고립, 은툰형 외톨이 청년들의 관계반경을 침대 위 양손이 닿는 Circle이라고 표현한 칼럼을 기고한 적이 있다. 현장 속에서 그들에게 다가가 관계(Relationship)을 맺으려면 Circle 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으나, 한편으론 그들의 손엔 PC와 스마트폰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IT커뮤니티를 기존 전통적인 오프라인 커뮤니티로 받아들여 활성화하고 지원, 관리하여 그 속에서 그들의 말과 행동, 관계맺기 등을 통해 서서히 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자립, 자활이란 관점에서 유의미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의 사회적고립,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가깝고도 먼나라인 일본에서 시행했던 정책의 장,단점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 중에서 K2인터내셔널그룹에서 이십년 가까이 진행하고 있는 히키코모리, 니트족 등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K2는 21년 코로나 팬데믹 등 재정난으로 한국에서 철수)이 우선 눈에 띄었다. 그 시작은 1988년 일본 요트회사, 테크노랜드 CSR 프로그램에서 시작되었다. 사회적고립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일종의 CSR 차원으로 요트를 활용해 한 달 정도 바다로 여행을 가면서 차근차근 자아를 찾고 용기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었다. 이후 회사 사정이 어려워 중단되자 담당자였던 이가 회사를 나와 비영리단체인 인터내셔널 콜럼버스 아카데미를 설립하였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강조하는 자립은 총 5단계로 나눌 수 있다. 충전 기간(1단계), 생활 기술 익히기(2단계), 직업 기술 익히기(3단계), 취업 경험(Work Experience·4단계), 돌려주기(Pay Forward·5단계) 단계이며 1,2단계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관계를 맺으면 자아형성을 준비하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능력을 습득하는 단계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정책과 지원 등은 3단계를 곧바로 진입시키려는 조급함으로 이어지고 대부분 실패하고 만다. 여기서 IT커뮤니티는 적절하게 활용만 된다면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은둔도 스펙'이라며 은둔생활을 했던 경험자가 '안무서운회사'가 그 예시이다. '은둔고수', '은둔도 스펙'란 다소 도발적이지만 브랜딩 자체를 반전시켜 표현하려는 시도뿐만 아니라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충전과 생활기술 익히기에 적극적이다. '은둔고수'란 프로그램은 20년 성북구청 '성북 사각지대 청년 지원사업'을 통해서도 시행되었다. 과거 은둔형 외톨이 유경험자들이 현재 은둔형 외톨이로 심각한 우울증, 사회적고립감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상담 뿐만 아니라 그 은둔고수의 팁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다소 황당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출발점을 꼬아야 현상에 대한 해결방법이 보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커뮤니티의 기능을 대체하고 있는 IT커뮤니티는 충분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류하고 (의도하지 않더라도) 데이터가 누적될 수 있으며 타켓팅이 명확한 그룹이기에 정책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커뮤니티는 수없이 많은 역사를 거치면서 역기능보다 순기능을 더 많이 보여줬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프랑스 대혁명이 그랬으며 제3세계, 개발도상국에서 지금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무자비한 독재자에 대한 항거, 시민혁명들이 그 예이다. 커뮤니티는 결과론적으로 진보된 사회로 인권을 신장시켜왔으며 사회문제를 공론화하고 토론하며 입법과 정책을 움직여왔다. 지금은 단순 인터넷 뿐만 아니라 그와 연동될 수 있는 기술이 점차 발전되고 있는만큼 웬만한 전통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대체할 수 있는 IT커뮤니티의 형성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를 통해 어떻게 하면 실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사회적고립, 은둔형외톨이 등 청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되는 방향으로 적용해보려는 시도이다. '은둔고수', '은둔도 스펙'이란 문구가 머리 속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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