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피 한잔의 여유 May 30. 2023

화이트칼라가 더 위기다.

심상치 않은 AI의 발전속도, 그 속에서 발생하는 산업구조의 변화

242번째 에피소드이다.


일종의 오판이었다. 내가 그리는 미래 사회는 다음와 같았다. 로봇이 상당부분 노동시장 일자리를 잠식해나가면서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시점에 다다랐고, 로봇을 제어하는 기업 또는 개인에게 로봇세를 메겨 생산력은 일정하게 유지하되 인간은 직업으로부터 자유를 얻게 된다. 로봇에 의해 생산력은 유지되기에 세금은 이전과 크게 다르진 않다. 거둬들인 세금으로 기본소득이 실현되고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기본소득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직업을 찾고 그 속에서 추가 수입을 만들어내고, 기본소득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직업에서 벗어나 문화, 예술 등의 로봇이 감히 침범할 수 없는 창의적인 활동들에 흠뻑 빠진다. 문화, 예술을 하는 인구는 점차 증가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문화의 영역은 점차 발전한다. 그게 올바른 미래 사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시간을 흘러간다. 나는 오만하게도 이와 같이 미래 사회를 그려보았다. 하지만 가정 하나를 완전히 잘못했다. 로봇이 상당부분 노동시장 일자리를 잠식해나간다는 건 블루칼라에 국한된다고 믿었던 또는 착각했던 가정이다.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AI의 그 발전속도는 실로 놀랍다.


AI는 CS관점에서나 활용되고 있던 챗봇을 향후 검색기능 대체제로 바꾸어놓았다.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AI)는 그 존재를 단순히 퍼포먼스용이 아닌 산업전반 깊숙이 들어오는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영화산업의 본류인 헐리우드 작가들이 파업을 하고 나섰다. 다양한 이해관계자 녹아있지만 눈여겨볼 점은 AI관련 내용이다. 즉, AI가 문화산업에도 침범했다는 것이고, 더군다나 누구보다 유능하다는 점이다. 창작과 창의는 단순히 인간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오만은 접어두어야 한다. 이제는 블루칼라보단 화이트칼라가 훨씬 더 위험한 시대이다. AI는 수많은 지식들을 흡수하고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시하는 시스템이기에, 웬만한 창작자와 유사하다. 창작은 모방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고전적 의미를 그대로 답습하고 누구보다 높은 이해력으로 적용하고 있는 훌륭한 모범생이 바로 AI이다. 과학발명, 수학공식 증명 등 미지의 영역을 제외하고 웬만하면 문화,예술 등의 영역도 AI가 침범해오고 있다. 오히려, 단순 노동영역보다 훨씬 더 유능하고 정교하게 침범하고 있어 안일한 대응은 오히려 약점만 드러낼 뿐이다. '블루칼라보단 낫겠지' 하던 일종의 우월의식에 사로잡힌 '화이트칼라' 등이 외통수에 걸린 격이다. 나도 이런 오만함 속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았다고 스스로 반성하며 회고한다.


향후 산업구조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일각에선 AI의 급진적 발전속도를 우려한다. 잠시 속도를 늦추고 AI사용 관련 가이드, 윤리, 리터러시 등을 갖추어야 인류의 평화와 발전이 계속된다고 한다. 법과 제도로서, 안전장치를 공고히 한 다음에 다시금 발전을 시키자고 한다. 표면적으로는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가속도가 붙은 산업은 양지든, 음지에서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계속 나아가기만 할 뿐이다. 이미 거대한 불은 붙었고 여기서 생존할 수 있는 직업, 역량을 찾고 지켜내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 방법이라 자각했다. 이 변화의 흐름이 단순히 기계, 로봇으로 단순 일자리의 대체가 아닌 전반적인 산업구조의 대대적 개편일 거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는 수다쟁이, 아빠는 잠시 휴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