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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Dec 13. 2020

생활문화 공동체 속에서 세대 간의 갈등 해소하기

나홀로볼링을 읽으며 한 사회적자본과 관계망의 중요성

스물여덟번째 에피소드이다.


최근 나홀로 볼링(저 로버드 D.퍼트넘)을 읽고 있다.

부제가 사회적 커뮤니티의 붕괴와 소생이다. 사회적자본과 관계망은 어찌보면 가장 중요하다.

개인으로 구성된 커뮤니티가 그 역할을 한다면 큰정부론에서 조금은 벗어나 작은정부 그리고 집중화된 정부.

그것을 꿈꿀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다. 내가 사회적자본과 관계망을 중요시 여기는 이유다.

개인과 국가 간의 협력과 역할분배는 앞으로 국가존립을 좌지우지할 것이다.

몇년 전 북구행복문화재단에 칼럼을 기고한 적이 있다. 그것을 오늘 에피소드로 대체하고자 한다.

'생활문화공동체'도 사회적자본과 관계망이다. 참여라는 진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그것이 답이다.

참여는 옛 선조들이 똑같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증명해왔던 역사고 공동체가 유지되어온 기본적인 요소다.


필자가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게 된 출발점은 국가는 만능하지 않다는 데서 출발한다. 만능하지 않기에 그로 인해 누수되는 사회문제,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생겨나는 문제는 개인 그리고 공동체를 구성해서 하나씩 해결하는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공동체는 중요하다. 작게 보면, 아파트 동단위의 공동체부터 크게 보면 하나의 지자체까지 그 공동체는 여러 가지 형태를 가지고 형성돼 있다.


또 하나는 세대 간의 갈등 해소하는데 공동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사회는 세대 간의 정치적, 문화적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마,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다. 절대적 빈곤을 논하던 세대에서 상대적 빈곤을 논하던 세대로의 변화, 그리고 정체된 경제성장으로 인해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청년세대를 대표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것을 해결하는 다양한 시도가 있지만, 필자는 국가에서 하는 '세대공감 토크 콘서트' 몇 번 한다고 절대 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그렇게 되기엔 형성된 골이 매우 깊고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속에서 활동을 통해 치고받고 싸우고 타협하고 협동하면서 무언가 함께 이루어내었다는 공동 성취감을 이루어내었을 때, 가능하다고 믿는다.


'생활문화 공동체'


그러한 근본적인 공동체 활동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진입장벽이 낮으면서 우리의 삶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 바로 '생활문화'이다. 생활문화는 '일상생활이 정형화된 하나의 문화적 유형'이라는 학술적인 용어로 표현된다. 쉽게 말하면, 하나의 정보가 공감대로 형성되는 문화권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00아파트에 살고 있는 00고등학교 철수가 이번에 00대를 합격했다. 정말 좋은 소식이다."라는 정보를 누군가에게 전했을 때 그것을 공감하는 범위가 암묵적으로 하나의 생활문화권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일정 범위를 넘어선다면, 정보의 이해도는 낮아지고 자연스레 그 생활문화권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생활문화 속에서 공동체 활동이 일어났을 때 커뮤니티는 최고의 효능감을 달성할 수 있다.


생활문화는 곧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동체 활동으로 발전하기에 '생활문화 공동체'는 시작이 되는 것이다. 대구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행복한마을공동체북구인'의 사례를 소개하려 한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꿈꾸는 마을 도서관 도토리'는 지역민들의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생성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 지역 활동가가 교대 근무를 하면서 운영하여 최대한 업무의 누수를 줄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한, 매년 5월에 진행되는 북구어린이날행사를 위해 주민 기획단이 구성되어 홍보물 제작부터 단체 섭외, 자원봉사자 모집까지 각각의 역할에 맞춰 진행된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주변의 이야기, 그리고 사람 이야기다.


생활문화 공동체 활동을 통해, 지역 내 정보를 접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 참여는 지역 내 공동체 속에서 제기되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가지게 되는 일종의 유도책이 된다. 지역 내 쓰레기, 주차 문제부터 독거노인 고독사, 저소득층 청소년 생리대 부족 문제 등까지 광범위하게 다뤄질 수 있다. 국가가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을 기다리지 않고 지역민들이 먼저 나서 해결책을 도출하고 그에 따른 제반 비용 등을 역으로 국가에 제시하고 지역민들끼리 역할 부담을 통해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이루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활동이 과연 쉬울까?


공동체란 단어에서 느껴지는 화기애애, 그리고 인류애를 바탕으로 한 모두가 행복한 합의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상상한다면 그건 큰 착각이다. 전쟁통 속에서 치고받고 싸우는 이해관계 간의 갈등을 여러분은 경험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생활문화 공동체 활동을 통해 지역 내 '우리 동네 누구나 합창단'을 성공적으로 창단한 커뮤니티가 그 기세를 몰아 지역 내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뭉치게 된다. 생활문화라는 하나의 공감대를 성공적인 조직으로 이루었던 이 커뮤니티는 '내 삶의 이해관계 속'에 부딪혀 진행의 난항을 겪을 것이다. 남의 문제라면 쉽지만, 내 문제가 되면 그건 목소리를 높이고 쟁취해야 하는 사안이 된다. 예시지만, 이렇게 와해되는 사례는 실제로 주변에 수없이 많다.


이 상황 속에서 우리는 공동체 속에서 청년을 찾고 그들과 함께 하는 방안을 찾아내야만 한다. 지역 내 청년 유출 문제가 심각해지는 요즘, 떠나는 청년을 막고 그들의 정주생활을 이끌어내야 지역공동체는 생존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절대적 빈곤을 논하던 세대와 상대적 빈곤을 논하던 세대와의 동침은 그 가치관의 차이로 처음부터 불협화음을 낼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 그러기에 기성세대는 전업이 아닌 공동체 속 봉사활동으로, 청년세대는 공동체 속 창업(또는 창직)이 기반이 된 직업 만들기 활동으로 그 궤를 같이 해서 모이게 된다.


쉽게 말해, 정말 어려운 난제가 시작된다. 공동체 속에서 청년은 필요한데, 바라보는 가치관은 상당히 다르다. 필자는 이 지점에서 '두려움'을 없애고 '부딪히고 깨질 용기'를 서로가 서로에게 가져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공동체 속에서 만나 부딪히고 깨지면서 서로가 가진 가치관을 조금씩 양보하고 합의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공동체는 서서히 그 자생력과 지속 가능성을 잃게 될 것이다. 어렵지만, 그 속에서 결국 하나의 공동 성취감을 이룰 수 있는 작은 성공을 이루어낸다면, 또 그 작은 성공을 습관처럼 이루어내는 형태로 공동체가 나아갈 수 있다면 세대 간의 갈등은 해소되어 간다.


필자가 사회적 경제 대학원을 다니면서, 교수님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단어가 바로 '참여'이다. 솔직히 식상하게 들렸다. '누가 몰라서 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만큼 어려우니 떠나고 못 키워나가는 것 아니냐' 그래서 필자가 교수님께 반문을 하였다. "교수님. 다 맞는 말씀이신데, 그것을 통해 결국 살아남아 성공 모델로 분류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 조직이 있긴 합니까?" 그랬더니, 돌아온 교수님의 대답은 "어렵지. 그래도 그게 유일한 방법인데, 깨지고 또 깨져도 해야지. 별 수 있나?"그 말을 듣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것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을 필자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면,


'생활문화 공동체는 중요한가?'라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그 중요성을 말할 수 있다. 그 활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내 공동체 활동으로 가장 쉽고 낮은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우리네 지역과 사람을 알아가고 우리 모두의 삶을 보다 행복할 수 있도록 공동의 힘을 모으는 시민 참여정신을 기를 수 있는 근원으로 성장해간다.


글 | 김인호(반디협동조합 상임이사)  

[출처] [특집] 생활문화 공동체 속에서 세대 간의 갈등 해소하기|작성자 행복북구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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