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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Jan 24. 2021

청년상담-대학간판 떼고 사회를 마주할 용기

"S대 XXX"이 아닌 "XXX S대"로 먼저 돋보여야 진짜 스펙

마흔아홉번째 에피소드다


당분간 청년상담을 했던 것들을 각색해서 올리려고 합니다. 청년들이 고민하는 점들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냉철한 조언을 주려 노력했습니다.



Episode 11. 대학간판 떼고 사회를 마주할 용기


제가 상담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상담요청하신 분과 같은 고민을 하는 청소년, 청년 때문이었죠. 얼마 전, 수능이었고 그날 당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청소년이 없기를 바라며 기도했습니다. 대학입시가 목숨과 맞바꿀 만큼의 가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등생이었던 본인이 자사고 입학과 함께 떨어지는 내신 성적과 입시실패, 그리고 재수해서 얻은 결과물의 불만족으로 고민하는 상황이십니다. 재수해서 겨우 인서울 경영학과를 진학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그에 못지않은 부모의 기대, 친⋅인척들의 높은 학벌로 인해 앞으로의 교류가 무서워진다는 사실.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학벌주의, 열등감이 본인을 힘들게 하는군요.     


저는 꼼꼼히 사연을 읽으면서, 상담요청하신 분께서 대학네임벨류 이외에 직무⋅전공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볼 수가 없어 마음 한켠이 쓰라렸습니다. 이것이 어쩌면 대한민국 교육의 현 주소이자 결과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학벌주의를 통한 대학네임벨류가 인생을 반드시 결정짓지 않는다는 것을 본인도 충분히 안다는 슬픈 사실입니다.     


본인도 그것을 극복해야만 한다고 충분히 아실테지만, 끝내 극복하지 못하신다면 저는 상담요청하신 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경영학과를 전공하셨으니, 나중에 취업할 시기에 자기 자신에게 자신이 없어서, 아니 남들에게 보이는 내 모습에 자신이 없어서 회계사나 로스쿨 시험준비를 열심히 하시면서 또 하나의 숨을 구석을, 포장할 방법을 찾고 계실 겁니다. 이 부분은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두려움’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시면 본인이 예측하듯이 평생 불행할 겁니다. 지금은 애써 외면하며 받아들이지 못하시겠지만 남의 시선에 대한 민감함과 남과 비교하는 습관은 지금은 대학에 입학할 시기이기에 그것에 국한되어 적용되겠으나, 나중에는 모든 생활(삶) 전반으로 상담요청하신 분을 지배하고 불행하게 만듭니다. 사회와 마주할 ‘용기’를 기르세요.     


사회와 마주할 ‘용기’는 대학간판으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본인의 고유브랜드에서 나옵니다. 대학간판 따위는 떼고도 본인에게 남아있는 자체스펙이 뭐가 있는지 꼭 생각해보십시오. 없다면, 그것을 대학 다닐 동안 기르십시오. 대학간판은 3초 시선뺏기용 마케팅요소일 뿐입니다. 3초 뒤에 본인의 내구성(자신감, 전문성, 구체성) 바로 튀어나와 그 3초간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면, 대학간판은 쓸모없는 겉치레일 뿐입니다. 그걸 떼고 ‘S대 XXX'이 아닌 ’XXX'이 돋보이는 스펙을 만드십시오. 그러지 않는다면, ‘삼성그룹 XXX', 'LG그룹 XXX'에 평생 자신의 소중한 이름 앞에 보호막을 치고 살면서, 자신 있게 XXX를 말할 기회가 없을 겁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이름 앞에 새겨져 있는 간판으로 ’갑질‘을 하길 원하십니까? 그 간판이 무서워 순간 고개를 숙일지라도 간판이 없어지는 순간 모든 사람은 본인에게 등을 돌릴 겁니다. 그 간판이 아닌 XXX으로 거래와 교류가 맺어진 사람은 그 간판이 없다고 할지라도 XXX의 브랜드 경력으로 본인을 대할 겁니다.     


그리고 하나 더 조언을 드리자면, 무언가에 몰두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지금의 학벌주의를 대처할 하나의 무언가, 그것을 찾았으면 합니다. 연애, 외국여행, 공모전, 일탈 등 뭐든지 좋습니다. 청소년 시기에 대학을 정하고 난 뒤 성인으로 해야되는 한걸음 더 나아간 상태가 그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백치와 같은 시기의 시작이겠지만, 용기있게 한걸음을 내딛어 보는 것, 주위에서는 ‘미쳤다.’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몰두하는 만큼 나중에 반드시 본인의 경쟁력 브랜드가 됩니다. 그리고 그게 끝나면 다시금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활동(대학원진학, 취업, 연구 등)에 보다 더 용기를 가지고 한걸음 내딛고 몰두할 수 있을 겁니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본인은 완성되어 갑니다.     


저에게 따로 라도, 꼭 추후에 연락 한번 주시죠?

제가 찾아가서라도 커피 사겠습니다. 상담요청하신 분 같은 청소년, 청년들에게 제가 도움 드리기 위해 있는데 끝까지 도울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전 자격이 없는 거니 이 일을 그만두고, 딴 것 해야죠~ 사연이 너무 절절해, 한참을 읽고 답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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