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8 : 꿩 사냥의 비밀
노도술 원장은 매달 한 번, 주로 주말 이른 아침,
아직 새벽의 푸른 기운이 완벽하게 가시지 않은 시각에 나를 깨웠다.
깊은 잠에 빠져 있던 나는 억지로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낡은 보육원 방은 새벽의 냉기로 가득했고,
아이들의 가느다란 숨소리만이 고요를 채웠다.
그는 굳게 입을 다문 채 나를 재촉했고,
나는 잠이 덜 깬 몸을 이끌고 그의 뒤를 따랐다.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는, 우리 둘만의 비밀스러운 외출이었다.
그가 나를 고른 건 아마 내가 덩치도 작고, 눈치도 빨랐으며, 행동도 재빨라 부려먹기 좋아서였겠지.
그의 큰 손이 내 어깨를 툭 치는 순간, 나는 마치 훈련된 개처럼 그의 옆에 섰다.
낡은 트럭 조수석에 앉으면, 총과 탄약, 그리고 잡은 꿩을 담을 커다란 마대자루까지,
어린 내가 감당하기 힘든 짐들이 뒷좌석에 묵묵히 실려 있었다.
화약 냄새와 낡은 기름 냄새가 뒤섞인 트럭 안의 공기는 왠지 모르게 비릿했다.
차에 오르면 원장은 항상 나에게 평소에는 구경하기도 힘들었던 요구르트를,
그것도 한 줄을 통째로 주었다.
뚜껑을 벗겨내고 달콤한 요구르트를 하나둘씩 빨아 마시다 보면,
그 달콤함이 혀끝을 감돌다 이내 알 수 없는 몽롱한 기운으로 변했다.
처음에는 몸이 붕 뜨는 듯한 기분 좋은 나른함이 찾아왔다.
마치 구름 위에 누워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하지만 곧 머릿속이 뿌옇게 흐려지고, 눈꺼풀은 천근만근 무거워졌다.
몸의 감각이 서서히 멀어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트럭 엔진의 웅웅 거리는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려왔다.
그 소리는 점점 더 아득해 지다가, 이내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듯한 침묵으로 변했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원장이 나를 거칠게 흔들어 깨우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도꾸야, 다 왔다. 일어나!"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는 조바심이 섞여 있었다.
눈을 뜨자마자 느껴지는 것은 익숙한 보육원 침대의 감촉이 아닌,
엉덩이로 전해지는 차의 딱딱한 진동과 뼈에 스며드는 듯한 차가운 공기였다.
몸은 뻣뻣하게 굳어 있었고, 입안은 바싹 말라 있었다.
차는 이미 낯선 곳에 멈춰 서 있었고, 창 밖으로는 어딘지 모를 우거진 산 입구가 보였다.
새벽의 어스름이 완전히 걷히지 않은 숲은 음침하고 거대했다.
나무들은 검은 그림자처럼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고,
멀리서 들려오는 이름 모를 새소리는 왠지 모르게 음산하게 들렸다.
차가운 아침 공기가 폐 속 깊이 파고들었고, 발 밑의 낙엽 밟히는 소리만이 적막한 산에 울려 퍼졌다.
원장은 꿩 사냥 도구를 챙겨 앞서 걸었고,
나는 비몽사몽 한 채 그의 꽁무니를 따라 묵묵히 산을 올랐다.
나의 발걸음은 마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이는 꼭두각시 같았다.
그 이후의 기억은 마치 누군가 화이트로 지워버린 것처럼 드문드문 새하얗게 비어 있었다.
분명 어둡고 축축한 좁은 동굴을 기어 들어가 무언가를 꺼냈던 흐릿한 잔상이 있었다.
차가운 바위의 감촉, 축축한 흙냄새, 그리고 코를 찌르는 눅눅한 이끼 냄새가 어렴풋이 기억났다.
손에는 흙먼지가 묻어 있었고, 손톱 밑은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나는 원장이 지시하는 대로 무언가를 찾아내 그에게 건넸던 것 같다.
그것은 차갑고 묵직한, 그러나 알 수 없는 형태의 물건이었다.
나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건네주었고, 원장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았다.
그러나 그것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동굴에서 나왔는지,
그리고 다시 차에 타서 보육원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통째로 사라져 있었다.
다음에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어느새 보육원 내 침상에서 깨어나 있었다.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고, 머리는 늘 깨질 듯이 아팠다.
마치 긴 악몽을 꾼 듯한 피로감이 온몸을 짓눌렀다.
하지만 원장은 늘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우리 덕구가 최고다. 덕구 덕분에 원장님이 큰일을 해낼 수 있었다"라고 칭찬했고,
나는 그저 원장의 칭찬과 가끔 주어지는 작은 간식에 기뻐할 뿐이었다.
그의 칭찬은 마치 달콤한 독처럼 나의 의심을 마비시켰다.
그때의 나는 어렴풋한 감각들 만을 붙잡고 있었다.
꿩 사냥이라는 허울 아래 감춰진 진정한 목적은 희미한 약 기운 속에 가려져 있었다.
그저 원장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낯선 산, 어둠과 바위의 냉기,
그리고 내가 건넨 무언가의 묵직한 감촉만이 희미한 잔상으로 남았다.
화약 냄새, 차가운 새벽 공기, 멀리서 들려오는 꿩의 울음소리는
그 기묘한 경험의 배경 음악처럼 기억의 심연에 가라앉았다.
노도술 원장의 비밀스러운 행동들은 어린 나의 눈에는 그저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세계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날의 감각들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 의식의 가장 깊은 곳에 심어진 씨앗처럼,
오랫동안 잠들어 있다가 언젠가 싹을 틔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설명할 수 없는 불쾌감과 함께, 그날의 진실은 마치 내 그림자처럼 늘 나를 따라다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