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글을 써야 하는가] 1. 텍스트의 미친 효율

유튜브가 모든 정보를 빨아들이는 요즘. 어쩔 수 없이 정보를 찾을 때 유튭부터 켠다(그러다 한 시간이 훌쩍).

새삼 느끼는 건 영상의 불편함이다. 일단 책을 후루룩 넘겨볼 때처럼, 여러 내용이 한눈에 조망되는 그런 맛이 없다. 그래서 발췌독이 어렵다. 글은 쭉쭉 넘기다 필요한 부분만 자세히 읽음 되는데 영상은 그게 비교적 힘들다. 내가 필요한 내용의 위치를 알려주는 댓글을 만난다면 다행이지만. 흡수도 느리다. 귀로 듣는 스피드는 눈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에 비하면 글은 미친 효율이 아닌가. 손으로 뒤적대며 대충 훑어볼 수 있고, 각 문단마다 주제 문장만 골라 읽으면서 진도를 뺄 수도 있다. 이런 장점은 읽을 때뿐 아니라 쓸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

영상은 재밌는 매체이지만 효율적이지는 않다. 늘리고 줄이며 요리조리 변형하는 가소성이 떨어진다. 텍스트의 장점까지 흡수한 뉴-영상미디어가 탄생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없으니.

예전부터 이렇게 떠들고 싶었는데 꼰대 같아 보일까 봐 두 손으로 입을 막았지만 이젠 꼰이 아니라 흥선대원군이 되더라도 그냥 얘기하려고.

뭐 이러나저러나 앞으로 대세는 영상인 걸. 그래도 글은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있었으면. 매체는 상호 작용에 기반하기 때문에 대중 사이에서 통용돼야 한다. 나 혼자 좋아해 봤자 남들이 안 좋아하면 소용없다는 뜻.

얼마 전에 유튜브 해야 된다며 찡얼대더니 스트레스로 홍선대원군이 됐네 라고 생각하신다면. 하 진짜, 정답. ㅋㅋㅋ 그래도 글이 편한 걸 어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