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좋아한다. 인터뷰어가 되는 것도, 인터뷰이가 되는 것도. 둘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지만 둘 다 흥미롭다. 최근에는 질문을 던지는 쪽이 더 재밌다.
전직에서의 경험까지 합하면 사람들을 인터뷰한 경험이 꽤 된다. 마주앉은 그 짧은 시간 안에 그 사람의 내면의 한 조각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아마도 인터뷰어 마다 각자의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대체로 인터뷰 전에 상대의 프로필을 공부하며 인터뷰 질문을 준비한다. 나의 경우에는 자료를 찾아 보며 상대의 이미지도 그려보는 편이다. 이 사람은 어떤 면이 있는지, 어떤 면을 끄집어낼 수 있을지 생각한다. 좋은 인터뷰는 정보 뿐 아니라 상대의 인상과 그 공간의 분위기까지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배우나 감독의 경우 자료가 많아서 준비가 수월한 편이다. 최근에는 이민기 배우를 인터뷰했는데 질문을 피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또박또박 솔직하고 진지하게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 현장에서의 느낌을 담으려 애썼다(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8013).
인터뷰는 질문이면서 동시에 대화이고 동행이다. 나 혼자 달린다고 멀리갈 수 없다. 또 라이브 방송 같아서 당시의 분위기에 따라 잘 풀리기도, 어이없이 말리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일시성이 중독적이다.
만들어진 작품을 보는 것이 업이지만 그걸 둘러싼 인간들과 얘기하는 순간도 만만치 않게 즐겁다. 이야기와 취재 사이에 놓인 인터뷰도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