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영화평론가 홍수정
Jul 19. 2018
매거진을 시작하며
원래 이 매거진은 문화계 쪽의 전망에 대한 나의 엄중한 예측을 빙자한 잡설 모음집이 될 예정이었다. 아껴두었던 매거진이기에 나름 엄선한 글을 쓰고 싶은 마음도 컸다. 그런데 좋은 글들로 채우려고 너무 아끼다 보니 진짜 장 담그듯 푹 묵혀버렸다. 아끼면 뭐 된다더니 옛 말이 또 맞았다. 이래서는 아무 글도 못 쓸 것 같아서 당초의 원대한 포부를 접고 소소한 글들로 당장 매거진을 채워보려고 한다.
나는 원래 영화나 미디어 쪽에 대한 이런저런 예상을 하고, 결과를 기다려서 내 생각이 맞았는지를 살피는 일을 좋아했다. 저 프로그램은 잘 될 것 같다거나, 이런 식으로 변화를 주면 시청률이 오를 것 같다거나, 혹은 저 배우는 곧 뜰 것 같다거나, 저 사람은 어떤 부분을 보완해주면 더욱 잘 될 것 같다거나. 물론 저 기획은 폭망할 것 같다거나 저 사람의 인기는 곧 꺼질 것 같다는 불운한 예측을 할 때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생각들을 지면에 쓰고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일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 첨언할 말이 있다면 얼마든지 의견을 덧붙여도 좋다. 매거진 속의 작은 코너로, 좋은 재목이 보이는 배우나 연출가에 대한 글들을 쓸 작정이다.
사실 뭐 그리 대단한 생각이라고 글을 쓰는 게 쑥스럽기도 하고, 예상이 틀릴까 봐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언제나 예측은 예측대로 재미있는 것 아니겠나. 주저함을 버리고 그저 수다를 나눈다는 생각으로 써보려고 한다. 그러니 글을 읽는 여러분도 심심풀이 삼아 재미있게 읽어준다면 더없이 좋을 일이다. 지나가는 생각들을 열심히 붙잡아서 글로 남겨보려 한다. 부지런히 써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