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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쳐를 향한 고백 공격 <프랑켄슈타인>

스포 없는 리뷰

<판의 미로> 속 '판'과 손을 잡고 있는 기예르모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퍼시픽 림>,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등으로 알려진 기예르모 델 토로. 기묘하고 아름다운 괴생명체에 대한 그의 사랑은 유명하다. 인간은 아니지만 정교하고 섬세하게 숨 쉬는 크리쳐, 그것에 닿고 싶다는 열망은 영화의 원동력 것이다.


그런 그가 '피노키오'를 거쳐 마침내 '프랑켄슈타인'에 이른 것은 필연이라 하겠다. 아마도 그는 이 소재를 필생의 과업으로 아껴두지 않았을까.


큰 기대를 품고 <프랑켄슈타인> 보았다. 상영 내내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난 것은, 그의 넘치는 애정이 영화에 덕지덕지 묻어있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사실 그럴싸한 명분이 아닐까. 생태주의, 인종주의 등 논점을 뽑아낼 수 있지만 모두 그의 원초적인 애정을 넘어서진 못한다. 기예르모 델 토로가 <프랑켄슈타인>에서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내 새끼 이쁘지"이니까 말이다.


ㅍㄹ.jpeg <프랑켄슈타인> 스틸컷

이 영화의 재밌는 부분은, 프랑켄슈타인이 제일 잘생겼다는 이다ㅋㅋㅋ "꺼져, 괴물아!" 하는 곳을 쳐다보면 웬 미남이 누더기를 걸치고 "아얏 아얏" 한다. 크리쳐가 못생길 이유는 없지만 존잘남이 떡하니 서 있는 광경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뭐지, 크리쳐는 사실 아름다운데 저들은 몰라본다는 의미인가? 나중에 찾아보니 프랑켄슈타인을 연기한 제이콥 엘로디는 내년에 개봉할 <폭풍의 언덕> 남자 주인공. 로맨스물 남주 관상었던 것이다. 기예르모는 혹시 크리쳐가 남들 눈에 안 이뻐 보일까봐 머글이 보기에도 잘생긴 배우를 고른 것일까? 알 수 없지만 이 조합이 나쁘진 않았다.


영화의 마지막은 호불호가 나뉠 것 같았고, 내게는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기괴한 아름다움에 천착한 기예르모의 세계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영화의 근원은 한 세계에 대한 애호라는 것. 그걸 붙들기 위해 우리는 만들고 또 만든다는 것을 다시금 자각하게 한다. 본능적 애호로 밀어붙인 <프랑켄슈타인>의 에너지를 응원하고 싶다.


현재 극장 상영중이며 넷플릭스에서 11월 7일에 공개된다. 영화관에서 볼 만한 영화로 추천. 아래는 부국제 때 신예은에도 안 밀리는 기예르모.



+ 관람 팁

영화 속 인물들의 옷 색깔에 복선이 숨겨져 있어요. 특히 빅터와 엘리자베스.


ㄱㅇ.PNG JTBC 뉴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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