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함이 이긴다"… 넷플의 서브콘텐츠 전략

넷플릭스가 기존 방송국, 극장, 영화배급사 등 올드미디어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점은 바로 유연함이다. 넷플이 시청자의 요청에 바로바로 응하는 그 유연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다. 특히 최근 넷플은 어떤 프로그램 하나가 잘 되면, 번개같이 서브콘텐츠(메인 프로그램 관련 게시물, 영상, 후속작 등)를 만들어서 푸는데, 그 기민한 반응성이 감탄을 자아낸다.


과거 방송국은 갑작스러운 시청자의 요청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웠다. 이미 꽉 채워진 편성표가 있기 때문이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 2를 예로 들자면, 임성근이라는 인물이 갑자기 인기를 얻어도, 편집을 바꾸고 예능에 게스트로 초대하는 것 외에 방송사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그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을 론칭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또 레거시 미디어는 시청자의 요구에 따라 콘텐츠를 만드는 태도가 좀 부족해 보인다. 콘텐츠를 일방향적으로 공급해 온 역사가 관습으로 묻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다르다. <피지컬: 아시아>에서 시청자가 몽골팀에 관심을 가지자, 넷플은 곧바로 스핀오프 격인 <피지컬: 웰컴 투 몽골>을 제작해 공개했다. 그리고 이달 10일 넷플은 <흑백요리사 2>의 인기 참가자, 임성근과 함께 한 망원시장 나들이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공개한다.

출처 - 유튜브 넷플릭스 채널. 망원시장 배경과 임성근, 넷플릭스 로고가 공존하는 힙한 사진.


경쟁 관계에 있는 '유튜브'의 네트워크까지 십분 활용하며 시청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넷플의 기민함은 놀랍다. 이전 글에서도 말했지만, 넷플의 무서운 점은 막강한 자본을 양질의 콘텐츠로 끊임없이 전환하며 1위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그 철두철미함이다. 여기에는 어떤 오차나 주저함이 없다.


또한 넷플릭스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서브 콘텐츠'를 부지런히 공개한다. <흑백요리사 2>의 출연자 화보를 공개하기도 하고, 심지어 한 장면을 패러디해 게시물로 올리기도 한다. 이 게시물에는 공식채널 특유의 근엄함이 없고, 오로지 유쾌한 소통만이 존재한다. 밈과 짤의 힘을 알고 그것 조차 활용하는 태도. 이토록 치열한 유연함이야말로 넷플의 힘이다.

<흑백요리사 2> 출연자 화보(왼 쪽, 출처 넷플릭스 인스타그램)와 게시물(오른쪽, 출처 유튜브 넷플릭스 채널)


최근 한국의 방송사나 영화 제작, 배급사도 감각적인 콘텐츠로 홍보를 진행한다. SNS도 운영하고, 게시물도 친근하다. 하지만 아직도 관객과 아이레벨에서 대화하며 그들의 요구에 실시간으로 부응하는 태도, 부가 영상 등 서브콘텐츠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부족하다. 이제는 메인 콘텐츠 하나가 아니라, 그것을 포함한 콘텐츠의 다발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넷플에서 이틀 전에 '2026 글로벌 라인업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것 조차 퀄리티가 훌륭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매트릭스>를 떠올리게 하는 감각적 영상. 우리도 방송사나 OTT, 극장 차원에서 시도하면 좋을 듯하다. 예를들어 '2026 메가박스 라인업'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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