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의 날. 의식의 흐름으로 쓰는 일기.
얼마 전 아침에 산책을 하다가, 한 파스타집 대문 앞에 적힌 문구를 보았다.
'두쫀쿠 판매'.
마침 가게 오픈 5분 전. 의도치 않게 오픈런을 한 셈이 된 것이다. 평소 두쫀쿠의 인기를 흰 눈 뜨고 보았지만(내가 못 사 먹으니까) 이런 기회는 놓칠 수는 없다. 비장한 맘으로 가게에 들어갔다.
가게 안에는 이미 여러 명의 사람들이 상기된 얼굴로 서성이며 "두쫀쿠… 속닥속닥" 하고 있었다. 매수는 타이밍. 자리에 앉아 키오스크를 눌러 파스타 세트, 그리고 대망의 두쫀쿠를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땡. 오픈 시간. 수강신청하듯 재빨리 결제 버튼을 눌렀다. 후, 완벽해. 그런데 곧 다가온 점원이 청천벽력 같은 말을 건넸다. 1인당 구매 수량이 2개이지만, 현재 가게에 남은 두쫀쿠가 단 하나뿐이어서, 하나밖에 판매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오픈하자마자 주문했고, 이곳은 배달도 안 되는 가게였다. 내가 첫 손님인데 남은 두쫀쿠가 1개라니. 흠... 다른 손님에게도 팔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라 생각했다. 잠자코 알았다고 말했다. 휴, 그래도 맛은 보겠넹.
그런데 잠시 후에 다른 테이블을 보니, 진짜로 두쫀쿠를 얻은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모두 파스타만 먹고 있었을 뿐. 그 가게는 정말로 그날 단 하나의 두쫀쿠만을 구비해 두고 있었던 것이다. 요즘은 마라탕 집에서도 두쫀쿠를 팔고, 타코야끼 집에서도 두쫀쿠를 팔고… 어디서든 미끼 상품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하나 구비하고 '두쫀쿠 판매'라고 홍보하기는 좀 그렇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며 파스타를 쩝쩝 먹고 있는데, 어느새 온 가게의 눈길이 내 테이블 위의 두쫀쿠에 몰린 것을 깨달았다. 옆자리에 앉은 학생이 이쪽을 보며 "엄마 저기 두쫀쿠…". 머리통이 따가워지는 것을 느껴 서둘러 밥을 먹고 은전 한 닢을 가슴에 품은 채로 가게에서 나왔다.
'아아 이토록 귀한 두쫀쿠, 아껴 먹어야겠다' 생각하며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약 2주 전에 주문한 두쫀쿠가 딱 그날 오후 배달이 되었다. 아래 사진은 택배로 온 바로 그 두쫀쿠. 맛있는 데다가 가성비도 좋았다. 여기다. 내가 누울 곳. 그래서 오늘 다시 사이트를 찾으니 어쩐 일인지 더 이상 두쫀쿠를 판매하지 않고 있었다. 한참 인기 많았는데 대체 왜...? 두쫀쿠를 둘러싼 세상은 신기한 것투성이다. 두쫀쿠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