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민트>, <왕과 사는 남자>, <폭풍의 언덕>
2월에는 오랜만에 극장가 나들이를 하실만합니다.
개봉 전부터 기대받은 작품들이 줄지어 개봉하기 때문인데요. <휴민트>, <왕과 사는 남자>, <폭풍의 언덕>이 개봉했고 <센티멘탈 밸류>와 <햄닛>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단 지금까지 개봉한 세 작품을 먼저 리뷰하려 해요. 설 영화 리뷰가 되겠네요.
한국영화계에 약간의 활기가 도는 것 같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250만을 돌파, <왕과 사는 남자>는 이미 120만을 돌파했네요. 수년 전만 해도 자축할 만한 스코어는 아니지만, 최근 극장가 사정을 생각하면 괜찮은 성적이죠.
이에 응원하는 마음을 품으면서도, 역시 평가는 정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객이 괜한 기대를 품고 극장을 찾았다가 실망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영화계에 더 안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앞선 영화의 허풍은 뒷영화들에게 피해를 주기 마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솔직하게 적은 <휴민트>, <왕과 사는 남자>, <폭풍의 언덕> 리뷰.
1. <휴민트>
이번 설 대전의 가장 큰 기대작인데요.
류승완의 신작 <휴민트>는 한 마디로 잘 빠진 블록버스터입니다. 선 굵은 첩보 액션 누아르이고요. 류승완의 전작 <모가디슈> 보다 묵직하고 <베를린> 보다 경쾌해요.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무게감 있는 첩보 액션을 선보이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연이어 등장하는지라 지루하지 않습니다.
중심 내용은 단순해요. 정보원을 구출하라. 한 마디로 탈출과 구출의 서사이고요. 이런 굵직한 진행이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를 떠올리게 해요. 심오하거나 섬세하지 않지만 표값이 아깝지 않은 장르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의 별점은 ★★★☆
2. <왕과 사는 남자>
사실 예상가능한 스토리(단종과 엄흥도)라 자칫 지루해질 수 있지만, 유해진 배우가 영화를 위기에서 구출합니다. 유해진의 원맨쇼라 말해도 틀리지 않고 박지훈 배우, 그리고 <범죄도시>에서 눈도장을 찍었던 박지환 배우의 연기가 좋습니다.
유쾌하고 착한 영화이고요. 다만 엣지는 없지 않나 싶어요. 즐거운 오락물을 보러 가신다면 괜찮고, 기대를 크게 품으면 실망할 수도 있는 작품입니다. 결말에서 두 캐릭터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부분이 다소 투박한데, 영화의 진행을 크게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장항준 감독은 <리바운드>에 이어 감동 실화를 발굴해 영화로 만드는 성실함과 따듯함이 좋은데요. 두 편 다 끝마무리는 좀 아쉽네요.
제 별점은 ★★☆
3. <폭풍의 언덕>
고전 <폭풍의 언덕>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고요. 캐릭터와 서사 모두 원작과 꽤 차이를 보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자세한 설명은 어렵지만, 제 기준에서는 재해석이 꽤 투박하고 주변에서도 호불호가 나뉘네요.
비주얼은 분명 아름답습니다. 황량한 요크셔 땅과 격랑의 워더링 하이츠. 캐시가 입는 수십 벌의 드레스도 눈을 즐겁게 합니다. 주인공의 비주얼도 (원작의 느낌과 차이가 있지만) 뛰어나고요.
다만 캐릭터 구축과 서사 진행이 이런 장점을 까먹고요. 관능적인 작품을 의도한 것 같은데 그다지 성공적인 것 같진 않아요.
이런 부분을 너무 따지지 않고 "시대극을 감상하겠다" 혹은 "<폭풍의 언덕>의 새로운 버전을 구경하겠다"라는 마음이라면 잘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별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