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을 이해하자는 오만

※필자는 90년생 아님을 미리 밝히고 시작하는 글.



요즘은 어디서든 90년생에 대해 설명하는 글들이 넘쳐난다. 90년생이 왔다, 90년생은 다르다, MZ세대의 특징은.. 90년생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하는 것이 팬시(fancy)하다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이것은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고 그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일 수 있다. 하지만 타자를 성급하게 그루핑(grouping) 하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폭력이다. 나는 '90년생'을 따로 정의하며 그들에 대한 분석을 늘어놓는 태도에서 이제 갓 사회에 진입한 젊은 세대를 '뭔가 우리와 다르고 특이한 이들'로 구분하고 자신들의 시선에서 정의 내리는 무례함이 느껴진다. 거기에는 여전히 메인스트림은 우리라는 모종의 뉘앙스도 묻어나는 것 같다.


90년생들이 '60년생이 왔다'는 책을 쓰고, 50년생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친구들과 사적인 공간에서 말고 공론화 된 공간에서 말이다. 이것은 아마도 윗세대에 대한 건방 내지 공격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은 가능하다. 연장자들이 밥을 먹으며 (90년생을 눈앞에 두고) 그들의 특성을 식사 자리의 화제로 삼는 일 말이다. 이런 차이가 곧 세대 간의 권력차이다.


좋은 의도에서 시작됐다 하더라도 타자화는 늘 소외의 위험을 품고 있다. 기존 세대가 젊은 세대의 차이점에 대해 말하는 것도, 과하면 품평회로 전락하기 쉽상이다. 요즘의 사회 분위기에서 그럴 위험이 보인다. 이것은 나쁘게 말하자면 "요즘 애들은 왜 그럴까"하는 넋두리와 같다.


타인과의 간극을 좁히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간극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일이다. 누군가는 이런 투박한 방식으로라도 젊은 세대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더 나쁜 기성세대가 있는 한 이 말은 진실이다. 하지만 타인을 자신의 정의에 가두는 일은 오만이자 무례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언제나 이해보다 존중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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