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평론가 홍수정 Aug 02. 2021

<킹덤: 아신전>에서 눈여겨 볼 포인트

리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최근 공개된 <킹덤: 아신전>에서 눈여겨 볼 포인트들을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킹덤: 아신전> 오프닝 캡처

먼저 <킹덤> 시리즈를 볼 때마다 생각했는데 오프닝이 꽤 좋다

보통 시리즈물의 오프닝에서 영상미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 <킹덤>의 오프닝은 미학적이다. 또 누워있는 사람의 이마와 입을 클로즈업 하는 등 사람의 신체를 조각조각 관찰하는 느낌이 있는데, 이런 연출은 사람의 몸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를 요구하는 좀비물의 장르적 특성과도 닮았다. 


무엇보다 여진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우리 역사에서 '오랑캐'라는 멸칭을 쓰면서까지 외곽에 두었던 이들을, 가장 핫한 K콘텐츠물의 정면에 부각한 그 과감함이 마음에 든다. 이런 선택은 시청자들에게 포용의 가치를 부드럽게 역설한다. 또 새로운 민족의 등장으로 <킹덤> 시리즈의 세계관은 그만큼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킹덤: 아신전> 중 아이다간의 등장 캡처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도 눈에 들어온다. 

아이다간을 연기한 구교환은 자신의 얼굴에서 차가운 잔혹함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선악에 구애되지 않고 자신의 욕망만을 위해 질주하는 아신의 캐릭터는, 전형적인 듯 매력적이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에서 이런 여자 캐릭터가 등장한 일이 드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가족의 목숨을 자기 손으로 거두는 등 인간이 맛볼 수 있는 가장 큰 파국을 맛 본 뒤에, 이제 조선 전체를 대상으로 불장난을 하려고 하고 있다. 그 비극성과 잔혹함이 <왕좌의 게임>의 서세이도 연상하게 한다. 전지현의 얼굴에 덧입혀진 비장미도 새로운데, 좀 더 처연해도 좋을 것 같다.


이번 좀비들은 입질이 심하다. 몸이 부서지면서도 끈질기게 달려서 입으로 씹어대는 것이, 고장 난 기계가 덜컹덜컹 거리며 굴러가는 느낌이다. 이런 감각을 영상에 새겼다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다음 시리즈에서 좀 더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


새로운 시도들을 하며 세계관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킹덤: 아신전>은 <킹덤> 시리즈에 대한 나의 평가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꽤 괜찮은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나왔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아래는 <킹덤: 아신전> 리뷰에 대한 유튜브 영상입니다. 재밌게 봐주세용

https://www.youtube.com/watch?v=g2gGrrWAdr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