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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홍수정 Aug 27. 2021

[리뷰] 정해인·구교환의 멋진 앙상블 <D.P.>

<D.P.>  티저 캡처

정해인이 넷플릭스에서 방영하는 <D.P.>에 합류한 것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다. 잘생긴 외모를 지녔지만 정해인은 얼마간 폭력적인 설정 속에서,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부대낄 때에 빛이 난다. 아마도 곱상한 외모 때문에 조직 안에 배어든 폭력성을 더욱 투명하고 날카롭게 드러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는 <미생>, <불한당>에서 활약한 임시완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이 드라마에서 무엇보다 멋진 것은 정해인과 구교환 두 배우의 앙상블이다. 특히 구교환이 맡은 '호열'이라는 역할은 개구지면서도 명민하고, 타인의 상황과 감정에 유연하게 접속한다. 놀듯이, 장난치듯이 탈영병을 추적하는 것을 넘어 그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모습은 호열이 따듯한 사람이라는 점을 느끼게 한다. 그는 특유의 유머와 너스레로 경직된 군대의 폭력을 스리슬쩍 뛰어넘으며 <D.P.>에 색깔을 입히고 숨 쉴 구멍을 내어 주는 캐릭터다. 물론 구교환 배우는 이를 매우 잘 연기한다. 그 덕에 조금은 울적한 준호 캐릭터의 어두운 면도 중화되며 둘이 잘 어우러진다.


원작 웹툰인 <D.P 개의 날>도 봤는데 웹툰은 이들의 역할과 에피소드를 사실적으로 전달한다면,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캐릭터를 살리면서 배역 들 사이의 케미스트리를 쫀득하게 만드는데 치중했다. 오랜만에 재밌는 한국 드라마를 만나서 즐겁다. 넷플릭스에서 흥행했던 <스위트 홈> 그렇고 이미 흥행한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데, 한동안 이런 경향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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