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개봉 후에 주변 남자들에게 정말 많이 들은 얘기 중 하나가 "'듄'을 보니 여자들이 티모시 살라메를 왜 좋아하는지 알겠더라" 였음.
그런데 재밌는 건 내 주변에서 <듄>을 보고 "티모시 살라메 좋더라"고 말하는 여자보다, "여자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겠더라"고 말하는 남자들이 더 많았다는 것이었다. 이건 아마도 '남자인 내가 봐도 멋있더라'는 고백을 돌려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듄>을 보고 유독 티모시 살라메의 매력에 설득된 남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 물론 무수한 여덕을 양산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나 <작은 아씨들>에 비하면, <듄>이 비교적 남성팬들에게 많이 어필하는 작품이라는 점은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겠다.
하지만 그에게 관심 없던 남성들조차 인정하게 된, <듄>에 드러난 티모시 살라메의 매력이란 대체 무엇인지가 궁금해진다. 어린 황제로서의 카리스마?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산을 동시에 이어받은 천재적인 면모? 아니면 화면 가득 클로즈업된 촉촉하고 우수 어린 눈동자?
그게 궁금한 이유는 내게 <듄>은 티모시의 매력이 가장 덜 나타난 작품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나 <레이디 버드>를 보며 나는 이 배우가 자신 만의 매력을 무서울 정도로 마음껏 뿜어내고 있다고 느꼈다.
물론 <듄>에서 티모시는 클로즈업샷을 뿌셔 먹을 정도로 잘 생겼고, 어린 청춘 특유의 위태롭고, 치기 어리고, 여리고 순수한 매력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남성들에게 어필할 만한 마초적인 매력남은 오히려 레토 아트레이드나 하비에르 바르뎀 쪽이 아닌가? <듄>을 보고 남성들이 유독 티모시에게 반응하는 이유가 여전히 좀 궁금하다.
여하간 누가 뭐래도 지금 전 세계에서, 관객의 마음을 쥐고 거세게 흔들 줄 아는 청춘 스타는 티모시 살라메가 유일한 것 같다. 작품마다 반응하는 팬층이 다를 정도로 다양한 매력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도 놀라운 일이고. <레이디 버드>에서 한 구석에서 혼자 책 읽으면서 진지한 척할 때 귀여웠는데... 어느새 까마득한 대스타로 성장해 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