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혼란스러움, 장기하 '부럽지가 않어'

by 영화평론가 홍수정
장기하, '부럽지가 않어' GQ LIVE 영상


장기하는 왜 이런 노래를 만들어서 나를 잠 못 이루게 만드나.

이전부터 그가 말에 섞인 음률을 음악으로 표현하는데 관심이 많다는 걸 알았지만, 이건 너무 신선하면서도 독특하다. 뭐지? 하면서 매일 듣다가 완벽히 기며든 상태.


그래, 자~랑하고 싶은거 있으면 얼마든지 V 해.

왜냐면 나는 하안~개(목 긁는 소리)도 부럽지가 않어.

나는 그놈을 부러워 하는거야~ 짜증 나는거야~

부러우니까, 자랑을 하고, 자랑을 하니까, 부러워지고


한국말 특유의 높낮이로 음을 만들고, (우리가 흔히 '쪼'라고 표현하는) 어조로 리듬을 만들고. 일상적인 표현을 가사로. 그러니까 이건 실제로 일상어가 노래로 변환될 수 있음을 완벽히 증명한 사례인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이 노래의 매력을 설명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 왜냐면 장기하만의 개성이 노래를 완성하는 포인트이니까.

그만의 능청스러움, 태연함, 초연함, 약간의 뻘쭘함, 여유에서 느껴지는 의외의 섹시함? 노래 사이에 느닷없이 끼어드는 공백, '뭐지, 노래가 멈췄나' 싶은 순간에 다시 시작되는 절묘한 밀고 당김. 무용처럼 보이는 손동작. 지루해 보이는 표정, 가만히 카메라를 응시하는 순간에 스쳐가는 기묘함. 이런 것들이 모여 장기하 고유의 무대를 만든다.


음악을 잘 알지 못하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오는 예술가는 언제나 기분 좋은 긴장감을 불러온다. 나는 언제나 그들이 몰고 오는 충격에 기꺼이 빠져들어 즐겁게 허우적거린다. 그리고 요즘은 장기하의 노래를 들으며 왜 이렇게 좋은지, 반복하고 싶은지를 생각 중이다.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 좋은 혼란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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