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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예거 Mar 08. 2020

역전은 해커톤에서 일어난다

{멋쟁이 사자처럼 직장인} 후기 5편(마지막)

멋직 해커톤 일정표


멋직 12주 일정의 피날레, 바로 해커톤이다. 직장인에겐 악몽 같은 일정인데, 왜냐면 금요일 저녁 8시에 시작해 밤을 새고 다음 날 아침 6시를 넘길 때까지 진행되기 때문이다. 12주 동안 갈고닦은 초보적인 개발실력을 다 끌어올리고, 직장 생활하며 습득한 강사님의 개발력을 빌려 레버리지 효과도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의 개발 실력과 강사님의 도움을 받는 정도는 편차가 크고 운도 중요하다. 어떤 팀은 강사님을 붙잡고 30분 동안 놔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강사님을 잘 빼앗아(?) 오는 행위도 유의미하다. 하지만 이건 본질적인 게 아니니, 굳이 2번 얘기할 필욘 없을 듯하다.


해커톤에서 주어지는 순수 '개발 시간'은 오후 8시부터 새벽 4시까지다. 총 8시간. 물론 온전히 다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중간에 멋사 측에서 야식 타임을 열기도 하며, 각 팀마다 인터뷰도 한다.(좀 부끄럽다) 머리 아플 땐 바람도 쐬고 들어와야 하고.. 생각보다 빠듯하다.


마지막 글에선 해커톤 당일에 '전략적 발표'를 위해 집중해야 하는 목표 3가지를 말씀드리고 싶다.


유저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Value) 

어떤 화면을 보여줄 건지(UI)

서비스의 주요 기능은 어떻게 동작시킬 건지(UX)


UI, UX, Value 이렇게 딱 3가지에 목표를 어느 수준까지 완성할 건지 설정하고 개발을 시작하면 진도를 빠르게 나갈 수 있다.



1. 유저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Value)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상의 유저에게 어떤 Value를 제공할 수 있는지는, 아이디어를 처음에 낸 사람이 정하는 게 좋다. 사실 해커톤 때 정하는 건 늦은 거고 아이디어톤 때 이미 정해져 있어야 한다.


심플하게 테스트하는 방법은 아래 문장을 스스로 만들어보면 된다.


내가 만든 서비스는 OOO한 사람들이 타겟이고
그 사람들은 OOO 가치를 얻을 수 있어.


예를 들어, 코로나19 이슈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 중인 '마스크 알리미'의 가치를 저 문장에 담아보자.


내가 만든 서비스는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타겟이고
그 사람들은 재고가 남아있는 편의점 위치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이런 식으로 문장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이 서비스가 어떤 경쟁 서비스가 있고, 시장 가치는 무엇이고.. 이런 개념들은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해커톤에선 핵심 가치에만 집중해도 충분하다.


(여담이지만, '마스크 알리미'를 만든 학생들은 멋쟁이 사자처럼 출신 고려대 학생들이다. 이 친구들이 20년 2월엔 그 유명한 '코로나 알리미'를 만들었다.)

멋사 출신 대학생들은 확실히 다르다



2. 어떤 화면을 보여줄 것인지(UI)


UI는 '눈에 보이는 화면', 즉 프론트엔드를 말한다. 멋직 수업 중 CSS 시간에 라이브러리인 '부트스트랩' 사용법을 알려주는데, 개인적으로 부트스트랩으로 프론트엔드를 퉁치 건 좋지 않다고 본다.


부트스트랩은 빠르게 페이지 전체를 꾸밀 수 있지만, 초보 수준에선 커스터마이징이 어렵다. 남들이 보기에도 "부트스트랩 통째로 떼어다 썼구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설픈 느낌을 감추기 위해 유료 템플릿을 구매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초보 수준을 아득히 넘어서는 세련된 CSS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


W3Schools - How to


차라리 W3Schools - How to를 참고하는 걸 추천한다. 여기는 웹사이트를 만들 때 기초적인 요소들이 심플한 HTML/CSS 코드 그대로 쌓여있는 보물창고다. (내비게이션 바, 사이드 바, 햄버거 버튼 등 필수적인 요소가 다 있다.)


내가 만드는 서비스에 정말 필요한 요소만 쏙쏙 뽑아서 적용하면 된다. 부트스트랩처럼 과하게 꾸며진 디자인이 아니고 말 그대로 무미건조한 디자인들이라 오히려 내 입맛대로 커스터마이징 하기에 편리하다.



3. 서비스의 주요 기능은 어떻게 동작시킬 건지(UX)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UX다. 첫 랜딩페이지에서 회원가입까지 몇 번의 클릭이 필요한지, 로그인을 하고 '주요 기능'으로의 여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무엇보다 유저들이 빠르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심플한지 고민해봐야 한다.


'기능'을 만들기 위해선 백엔드 개발을 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프론트엔드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고, 버그 하나에도 끙끙 거리며 몇 시간씩 소요될 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해커톤 전까지 백엔드를 집중적으로 개발했고, 약 70% 정도는 미리 만들어뒀다. 나머지 20%는 해커톤 당일에 완성했고, 비어있는 10%는 보여주지 않고 숨겼다.(기능 개발이 끝나지 않은 부분은 의도적으로 숨기는 것도 전략이다)


최종 발표 모습


발표는 팀마다 5분 ~ 10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이 짧은 시간 동안, 내가 가상의 유저가 된다고 상상하며 웹서비스를 이용하는 식으로 시나리오를 짜면 좋다. 그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면서 UI/UX를 보여주고,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 사람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새벽 2시 30분.. 우리 팀 테이블


지금 돌이켜봐도, 직장인들이 금요일 밤에 모여 밤을 새며 개발을 하는 경험은 참 신선했다. 열심히 팀플 과제하던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해커톤을 얼마나 밀도 있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밀린 진도를 순식간에 끝내고 역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해커톤 전에 개발 진도를 별로 못 나갔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마지막 해커톤에서 초집중해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멋사 측에서 우승팀 인터뷰 영상을 만들어주셨어요. 재밌는 추억 만들어준 멋사 측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개발을 배운 것을 단순히 추억으로만 남기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xmEwRkh7uU&t=130s


멋쟁이 사자처럼 직장인 후기 지난 편 보기

[1편] 인사담당자가 왜 개발을 배워?

[2편] 퇴근하고 코딩 배우는 직장인들

[3편] 루비온레일즈와 개발적 성장

[4편] 아이디어톤은 개인적이고 심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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