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레고 할머니

예술을 통해 사회에 경각심을 주다.

by 유예거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단연 1위입니다.


노인빈곤율이 50%에 가깝습니다. 이는 OECD 평균의 4배이며, 2위인 스위스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 속도도 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무섭게 늙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2014년에 일본을 앞질렀습니다.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 1위. 고령화 속도 1위.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10년 후에는 노후 난민 시대가 온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빈곤을 지탱해줄 사회안전망은 굉장히 미흡한 수준입니다. 노인 복지의 어두운 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바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폐지 줍는 노인들

도시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의 수는 약 175만 명. 청년실업보다 많은 숫자라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하루에 몇 번씩, 거리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분들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폐지를 줍고 계시는 할머니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굽은 허리로 폐지를 어렵게 어렵게 모으시고 또 그 마른 몸으로 커다란 리어카를 끌고 가시는 모습..


그러나 사회는 '폐지 노인'을 당연시하는 느낌입니다. 폐지 노인들은 한 달에 5만 원도 못 번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정말 안타깝지만.. 우리나라는 노인 자살률도 1위입니다.


지독히 가난하고 지독히 비참한 현실입니다.


청년들은 '헬조선'이라 외치며 세대갈등을 말하기도 하지만, 노인들은 청년들이 마주한 헬조선보다도 더욱 비참한 현실을 살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슈가 됐던 <레고로 본 대한민국>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평범한 청년인 권상민 씨가 지하철에서 우연히 떠오른 영감을 바탕으로 거리로 나가 레고를 촬영했던 사진들입니다.


레고처럼 다들 웃고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그게 가능이나 하겠는가.
차라리 레고를 통해, 외면하고 싶은 우리네 현실을 마주해보는 건 어떨까?


레고 할머니는 대게 꽃에 물을 주거나 공원을 산책하고 있지만, 현실의 할머니들은 거리에서 폐지를 줍고 다니기 일쑤였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 수는 점점 늘어나는 것 같기도 하다. 좋든 싫든 어렸을 적 레고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실의 우리 모습이다. @ 권상민


권상민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몇 장의 사진을 올렸을 뿐이지만, 그 사진은 순식간에 이슈가 되어 퍼졌습니다.


저는 이 현상을 정말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권상민 씨의 작품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누구라도 작품을 보고선, 우리 사회의 모습을 한 번 돌아보게 만든다면 작품이 가진 메시지가 온전히 전달된 것이겠지요.


왜 부자들을 위해 쓰는 돈은 투자라 하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쓰는 돈은 비용이라 하느냐?

브라질 대통령이었던 룰라의 말입니다. 국가는 복지를 늘 '비용'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폐지 줍는 노인들조차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건 죽은 사회가 아닐까요.


당연히, 정부의 역할이 제일 중요합니다. 복지정책을 만드는 건 그들이니까요.


하지만, 젊은 예술가들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현실에 경각심을 주는 작품을 만드는 것.


이런 행동들이 사회를 부드럽게 변화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술가들의 사회적 기능이기도 하겠죠. 올해도 이런 멋진 작품을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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