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아를 세탁하세요.

인스타그램 프레임 안과 밖 그 간극에 대해

by 유예거

네모난 프레임. 사이즈와 각도를 조절하고, 세심한 필터링을 걸친 후에 게시!

두구두구두구.. 올라가는 '좋아요' 숫자.


사진을 올리고, 신경 쓰지 않는 척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내 신경은 온통 좋아요 알람 소리로 쏠려있다.


내 삶의 가장 예쁘고 쿨한 순간만 담고 싶은 인스타그램.


'소소한 일상'이라고 소개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말 그것이 일상일까.




최근, 태국의 포토그래퍼 톰푸 바리톤의 사진들이 이슈가 됐었다. 일명 '슬로우 라이프' 프로젝트.

인스타그램 프레임 안과 밖이 얼마나 다른 지 보여주기 위한 시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여유로운 모습과 자못 복잡해 보이는 예술 사진으로 인스타그램을 꾸미며

슬로우 라이프를 표방하지만, 실제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을 풍자한 사진들이다.


Slowlife by Chompoo Baritone

프레임 속은 흰 이불과 맥북이 있는 아늑한 작업 공간이지만, 프레임 밖은 그냥 너저분한 방.


Slowlife by Chompoo Baritone

프레임 속엔 느림과 여유의 미학을 상징하는 킨포크 매거진이 있고, 그 정갈한 음식이 놓여 있다.


하지만 프레임 밖엔 인스턴트 푸드와 먹다 남은 음식이 뒤엉켜 있다.


Clean your ego and share it on Instagram by Biancoshock

아티스트 Biancoshock의 설치미술. EGO WASHER. 자아 세탁기.


정말 재치 있게 비꼰 작품이다. 눈치챘겠지만, 인스타그램의 아이콘과 똑같이 생겼다.


카메라의 렌즈 부분이 빨래 투입구가 됐다.
세탁기 옆에 놓인 검정 쓰레기봉투는 아세탁하지 못한 우리의 구겨진 ego를 의미하는 것 같다.


우리의 구겨진 자존심을 인스타그램이라는 세탁기에 넣고 탈탈 돌리자.

남들에게는 하얗고 뽀송한 상태로 보이겠지. 그럼 성공이다.


오늘도 이 세탁기에 넣을 '빨래'가 있으신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SNS 시대의 #소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