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 열정 페이 사건을 바라보며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 1위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임금 체불. 휴식시간을 제공하지 않음. 근로기준법상 1년 미만의 근로자라도 1개월 개근 시 1일 주도록 한 연차휴가나 연차수당을 제공하지 않음. 임금을 줄이기 위한 치밀한 꼼수들. 종합하면!
노동법 전방위적 위반
알바생을 위한 이런 기초적인 노동법을, 애슐리 업체 관리자는 몰랐다고 한다. 아니 교육을 안 했겠지. 애슐리 본사는 분명 지점장에게 내부 인테리어 비용과 기타 수수료는 왕창 뜯어냈겠지만, 알바생을 위한 기본적인 노동법은 절대 가르치지 않았겠지.
알바비는 조금 늦게 줘도 상관없겠지,
휴식? 연차휴가? 알바생이 무슨 연차휴가? 너 말고도 할 사람 많아.
우리나라는 노동의 가치를 너무 과소평가한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갑'들이 정말 많다. 저 위의 카톡만 봐도 그렇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는 게 고정관념처럼 박혀있어서, 법을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우기기 바쁘다. 오히려 버젓이 존재하는 합법적인 휴가를 사용하고자 하는 알바생만 뻘쭘한 상황.
이 매장만 그런 게 아니었다. 페이스북에 기사가 올라오기 시작하니, 댓글에 과거(현) 알바생들의 불만이 쏟아진다.
어떻게든 알바생들을 쥐어짜려고만 하는 대기업 애슐리. 이게 헬조선의 대기업식 경영 방식일까? '원가 절감'이라는 원칙을 사람에게까지 들이대는 헬조선식 잔인한 자본주의.
영화 <마션>에선 이런 장면이 있다, 화성에서 굶고 있는 맷 데이먼을 위해 NASA에서 급하게 식량을 실은 보급선을 건조하는 장면. 하루가 급한 상황이라서, 나사 국장은 과감하게도, 안전 테스트를 생략하자고 한다. 자기가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면서. 덕분에 무려 10일 정도의 시간을 단축하지만, 보급선은 화성은커녕 공중 폭발해버린다.
<안전 테스트>는 로켓이 발사되기 전에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걸 안 지키니까 보급선이 걍 터져버린 거다. <근로기준법>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헬조선에서는 그저 언제나 생략 가능한 '옵션' 정도로 치부되는 것 같다.
왜 이랜드 같은 대기업이 전국 수백 명의 아르바이트의 임금을 몇 천 원씩 쪼잔하게 깎으려고 기를 쓰고, 노동법을 쌩까는 걸까?
그렇게 해서 돈 더 번다고 뭐가 나아질까. 이렇게 곪아서 터져버리면 기업 이미지는 공중 폭발하듯이 날아가 버리는데.
심지어 영화에선 나사 국장이 "내가 책임질게"라고 말하면서 안전 검사를 생략한다. 근데, 애슐리는 누가 책임지는가? '임직원 일동'이라 써 붙인 사과문 하나 게시하면 끝인가?
(고객에게만 사과하는 애슐리. 페이스북 페이지엔 10/5 오후 4시인 지금까지도 사과문이 올라오지 않았다.)
사과는 애슐리의 고객들에게 한다.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하게 될 아르바이트 생들에겐 절대 고개 숙이지 않는다. 책임지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사건을 최대한 빨리 무마하려고 할 것이다.
사과문을 올린 곳만 봐도 그렇다. 자신들의 홈페이지에만 사과문을 게시했다. 왜? 애슐리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좋아요 21만 개를 갖고 있다.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순간, 자신들의 잘못이 21만 고객에게 발송되는 거라고 볼 수 있거든. 그래서 최대한 사람들이 없는 홈페이지에만 사과문을 올린다.
애슐리는 잠시 여론이 잠잠해지길 기다린 후에, 보란 듯이 거대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이다. 잠시 떠난 소비자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와 SNS 이벤트를 시작하겠지. 행사에 대한 정보는 페이스북에 도배되듯 오를 거고, 몇 만의 좋아요를 기록하고 공유될 것이다. 애슐리는 다시 돈을 왕창 벌겠지.
매일매일 매장이 오픈하기 전에, 알바생들에게 강제로 '예배'를 시킨다는 기독교의 기업. 그 예배는 누구를 향한 것일까? 우리가 아는 신은 아니었나 보다. 그들의 신은 '자본과 돈'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