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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멘토 Dec 05. 2015

사람은 스펙만 보고 뽑지 않는다

여말선초 재왕들의 선택을 통해서 본 '채용'의 이해

*본 글의 모든 저작권은 (주)코멘토에 귀속되나, 내용의 수정 없이 출처를 밝히고 공유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코멘토에 요청되는 많은 상담 질문들 중에 하나가 '스펙 평가' 입니다. 즉, 저는 무슨 대학에서 이런것을 전공했고 이런 저런 대외활동을 했는데, 취업이 가능할가요? 또는 이런 스펙을 가졌는데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까요? 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코멘토의 기업 현직자분들의 답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뉘어 집니다. 


1. 아주 현실적으로 취준생의 스펙을 보면 00, xx 부분이 부족하고 이는 바로 서류에서 탈락할 수 있으니 00, xx한 수준까지는 보완이 필요합니다.

2. 남들과 비교해 큰 무리는 없으니 관심있는 회사와 직무에 대한 고민을 더 해보시길 바랍니다.


1번의 답변을 받은 취업준비생들이 해야할 일은 너무나 명확합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보완하여 취업에 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2번의 답변을 받은 취업준비생은 조금 의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와 직무에 대해서 어떤 고민을 더 해보라는 뜻일까요?



정도전을 선택한 이성계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앞서 조선을 건립한 이성계와 그의 아들 이방원의 이야기를 현대 기업의 입장에서 각색해서 먼저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이성계 & Company"에서 새로운 전략 책임자를 채용하고자 합니다. 이에 당시 최고 명문대인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삼봉 정도전과 포은 정몽주가 지원을 했습니다. 스펙으로 따지면 당대에 포은 정몽주가 정도전에 비해 더 나은 상황이었는데 왜 이성계는 정도전을 선택했을까요?


고려 말 조선 건립의 일등공신으로 선택 받은 정도전


다시 시간이 지나 "이성계 & Company" 아들과 아버지들 사이에 경영권 다툼의 시기를 넘어 "이방원 & Company"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로운 CEO인 이방원이 같은 직무에 대해 정도전이 아닌 "하륜"이라는 새로운 인재를 선택하였습니다.


조선 초 나라의 기틀을 만드는데 큰 공을 세운 하륜


왜 이성계는 더 뛰어난 스펙의 정몽주가 아니라 정도전을 선택했을까요? 왜 새로운 CEO인 이방원은 같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정도전이 아니라 하륜을 선택했을까요?



거대한 국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수업에서 조원을 정할 때 어떠 한가요?


  전공마다 다르겠지만 대학에서 조모임 한 번 정도는 다 해봤을 것 같습니다. 2~5명 정도가 모여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조의 구성원을 선택할 때에도 분명 같이 하고 싶은 사람과 절대로 같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길어야 3개월, 짧게는 1~2주만 하면되는 조모임인데도 어떤 이유에서든 같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 꼭 같이 했으면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같이 하고 싶은지 아닌지가 정말 그 사람의 역량만으로 결정될까요?



채용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찾는 과정


  코멘토에 남겨진 기업 현직자들의 조언을 보면, 결국 채용은 '스펙이 우수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고 싶은사람'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1)일정 수준의 역량을 가지고 있고, (2)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와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같은 생각을 한다는 말의 뜻은 '사물을 보는 관점 즉, 가치관이 같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나와 케미가 맞는 사람을 찾는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학교에서의 조모임을 생각해보면 역량이 뛰어나다고 해도 나와 뭔가 맞지 않으면 같이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결국 일정 수준의 역량을 가지고 있으면서 나와 케미가 잘 맞는 사람을 찾게 됩니다. 겨우 3개월 혹은 몇 주 정도를 같이 할 조원을 선택할 때에도 서로 잘 맞는 사람을 찾게 되는데, 길게는 수 년을 같이 근무해야 하는 사람을 채용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함께 일하고 싶은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합니다.다시 조선 시대로 돌아가서 정도전과 정몽주 모두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방향성은 일치했지만, '좋은세상이란 대체 무엇인가?'하는 가치관에서 정도전의 생각이 이성계의 가치관과 더 잘 맞았기 때문에 이성계는 정도전을 이방원은 하륜을 선택한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열정', 다 같은 열정일까?


  '열정'이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A지원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파고들어보니 A지원자는 안되면 될 때까지 밀어부치는 우직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데, 채용 기업이 원하는 '열정'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혼자 힘으로 우직하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주변의 역량을 빠르게 동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경우 A지원자를 이 회사의 관점에서는 열정이 있는 지원자가 아니라 그냥 '미련하고 답답한' 지원자로 판단할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들과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결국 채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서 취업준비생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당연의 내가 가진 가치관을 정리해 보고 관심있는 회사와 직무에서 요구하는 가치관과 잘 맞는지를 확인하고, 잘 맞다면 내 가치관을 정확히 잘 전달하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1. 나의 강점을 중심으로 내 가치관을 정리하기 

내가 생각하기에 올바른 리더십이란? 그리고 나는 어떤 스타일인가?
내가 생각하기에 올바른 팀워크란? 그리고 나는 어떤 스타일인가?
내가 생각하기에 올바른 열정이란? 그리고 나는 어떤 스타일인가?

2. 내가 관심있어하는 회사와 직무의 가치관 정리하기

이 회사/ 직무가 추구하는 올바른 리더십이란? 그리고 내가 가진 스타일과 잘 맞는가?
이 회사/ 직무가 추구하는 올바른 팀워크란? 그리고 내가 가진 스타일과 잘 맞는가?
이 회사/ 직무가 추구하는 올바른 열정이란? 그리고 내가 가진 스타일과 잘 맞는가?


결국 취업의 과정은 스펙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본인의 능력과 가치관에 적합한 회사를 선택한 후본인의 능력과 가치관을 스스로가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채용 과정에서 명확하게 전달하여 '제가 당신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입니다.'를 설득하는 과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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