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를 살게 하는 기억
나이가 들어가면서 문득 떠오르는 기억에 웃을 때도, 울 때도 있다.
나의 저기 멀리 있는 기억 중에 항상 나를 아프게 하는 기억들이 몇 가지가 있다.
어릴 때는 미처 몰랐지만 어른이 되어 돌이켜보니, 그건 슬픈 일이었고, 창피한 일이었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말하기 힘든 일이고, 하지만 내뱉지 못해서 내 안에서 곪고 썩어가는 일이었다.
어린 '나'는 그저 당할 수밖에 없는 존재였고, 그 상황에서는 어른들의 결정, 말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지만 조금씩 커 가면서 알아간 듯하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구나.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안 되겠구나.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겠구나. 그런 것들이 쌓여가면서 지금의 내 주변 환경을 바꿔야 나도 바뀌겠구나라는 걸 스스로 터득해 나갔다.
다행히도 과거의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조력해 준 많은, 정말 좋은 어른들이 있었다. 그 시절에도 고맙다고 생각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그때의 그 어른들의 한마디, 밥 한 끼가 정말 당시의 나에게 얼마나 소중했던 건지. 얼마나 절실했던건지 그들은 알까.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하다.
잔인한 기억에 마음이 절절해지고, 드라마를 보다가도 비슷한 설정의 이야기가 나오면 눈물부터 나오는 아직 완치되지 못한 나지만, 내가 기억하는 그 좋은 어른들처럼 나도 누군가에게는 먼 시간이 지나 좋은 사람이 그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