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가늘고 긴 꿈이 있어 -37

나만 연연하는 그림일기 - Fake it till you make it

by 제인

J와 영어 공부의 필요성과 어려움에 대해 성토하다가 '매일 영어로 한 문장이라도 공부해 보기 어때요? 짧아도 좋아요. 오늘은 바빠서 공부를 못했어요. 그 문장이라도 영어로 말해 보는 거예요!라고 의견을 냈다. 그렇게 일단 도전해 보자! 는 마음으로 시작한 영어 공부는 어느새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도움이 될 만한 영상, 팟캐스트 같은 것들을 공유하거나, 그날의 일기, 배운 내용을 정리한 문장 같은 것들을 녹음하고 공유한 뒤 '완료! 끝! 오늘도 해냈어!'라고 말하고 사라진다. 그리고 오늘도 해냈음에 서로 엄지 척을 날려준다.


무언가를 습관으로 만드는 일은 내게 큰 자산이 되었다.

공부를 시작한 지 한 달째, 우리는 서로의 변화에 대해 얘기했는데, 나는 J의 단단해진 목소리와 리듬감에 박수를 쳤고, J는 팟캐스트처럼 듣는 재미가 있어 매일이 기대된다고 했다.


오늘 J에게 보낸 구절은,

Even if you’re nervous inside, if you act confident, people will see you that way and treat you with respect. So even if you’re not there yet, you can still enjoy all the advantages of being confident.
So yeah—just fake it till you make it.

속으로는 긴장되더라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너를 그렇게 받아들이고 존중해 줄 거야. 그러니 아직 자신감이 부족하더라도, 자신감이 주는 모든 장점을 누릴 수 있는 거지.
그러니까, 그냥 될 때까지 되는 척해 봐.


오늘의 공부를 마친 후, 나는 내게 자신감을 주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그걸 왜 해, 해서 뭐 하게, 하나 마나야'라는 말보다 '하고 싶으면 해 봐, 도전은 좋은 거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더 많았다.

나는 그렇게 받은 마음을 내 안에 차곡차곡 쌓았다.


오늘은 세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그려보았다. 옅은 색 위에 짙은 색을 써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광택을 주고,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계속해서 생각하는 일은 그만큼 나의 시야를 넓혀주고 있다.


하다 보면 늘 거야! 잘 그릴 수 있어! 얼마나 좋아졌어? 연습하면 된다니까?

연필을 쥘 때마다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었다. 빵을 그릴 때처럼, 차갑고 상큼하고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떠올렸다.

사 둔 아이스크림은 없지만 이 그림으로 아쉬움을 달래 본다.

IMG_5086.jpeg 아이스크림(참고 @Gemma Chambers Art)

싱가포르 여행을 갔을 때가 생각난다.

땡볕에 길을 잃고 헤맸을 때 마셨던 띵하게 차가웠던 맥주 한 모금. 그 순간을 모두 해소시켜 주었던 그 한 모금이 그 여행의 전부가 될 것 같았다.

생각해 보면 힘든 순간은 갑자기 찾아오고, 그 순간이 풀어지는 것도 갑자기 찾아온다.


그리고 어느 날, 두려우리만치 순조로운 날들이 계속될 때 의심하지 말고 즐겨 보자.

그동안 애쓰고, 노력한 것들이 언젠가는 나를 찾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오늘의 그림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