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연연하는 그림일기 - 괜찮아. 오늘은 털어내고 다음 날로 뛰어들어
오일파스텔을 사용한 첫 그림을 그려 보았다.
가지고 있는 종이 중에 괜찮아 보이는 종이를 선택했는데, 판단 착오였다. 종이에 처음 선을 그었을 때 아차 싶었는데 준비물 세팅을(새로운 재료에는 또 다른 준비물들이 여러 가지 필요했다. 앉아다가 일어서서 가지러 가기를 수회....) 해 둔 게 아까워서 그대로 진행해 보았다. 일단 종이에 색이 잘 칠해지지 않았고, 부드럽게 펴지지 않고 뭉치는 바람에 표현하고 싶은 색이 잘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또 오일파스텔을 위한 종이를 구매하게 되는...
화이트 마카도 샀는데, 두께를 잘못 보고 사서 처음 달을 그리기 위해 점을 찍었을 때 그 두께에 놀라 위에 다시 덧칠을 해야 했다. 다 내 잘못이오!

그림을 그린 후 찌꺼기들을 면봉으로 살살 떼어내고 잘 말린 후 다음 날 픽사티브를 뿌려 마무리했다. 지금은 냉장고에 걸어놓고 '오, 내가 그렸어'라며 뿌듯해하고 있다. 과정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하나의 그림을 완성했다는 사실은 다음을 준비하는 마음을 잘 키워 주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오늘의 아쉬움은 추억으로 남기고, 다음 스텝으로! 그러니까 종이야, 빨리 와라.
오늘의 영어 공부는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홍보 차 내한한 메릴 스트립의 유퀴즈 인터뷰 내용을 선택했다.
Well, each one is different, and I do think that part of it is not being too rigid. You set a goal, and if you don’t get that goal, you feel everything falls apart. You have to be able to shake it off. It’s okay. Just move on. Just dive into the next day. Remember how many people you love and how many people love you, and take strength from that.
매 순간 달랐지만 놓치지 않는 중요한 점은 너무 경직되게 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목표를 세웠는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모든 게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잖아요. 털어버릴 줄 알아야 해요. 괜찮아요. 그냥 앞으로 나아가면 돼요. 다음 날로 바로 뛰어드는 거예요.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날 사랑해 주는지 떠올리며 힘을 얻으세요.
읽고 또 읽으며, 나는 경직되어 있는가, 나는 잘 털어내는 사람인가, 나는 어디에서 힘을 얻는 사람인지 생각했다. 곱씹어 봤자, 내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종종 과거를 후회하고, 지난 선택에 대해 떠올리는 인간이다. 애초에 왜 그런 행동을 했는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 하며 이불킥을 하기도 한다. 내게 남은 건 나만이 아는 부끄러움과 모두가 아는 흑역사 둘 다, 이거나 둘 중 하나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잘 동화되는 편이라, 무한으로 곱씹는 사람을 만나면 덩달아 같이 곱씹고, '어쩌라고? 그렇게 됐다 뭐!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래, 지나간 거 어쩔 거야!'라고 같이 파워 당당해지기도 한다. 가끔은 '나까지 이러면 안 돼!'라며 정신을 차리고, 아주 질긴 곱씹껌을 씹고 입는 사람에게 뱉으라고 종이를 내밀기도 한다.
마음은 언제나 내 생각과 같지 않고, 그래서 떨쳐 버리고 싶은데도 꽉 쥐고 놓지 못할 때도 있다. 어떤 날엔 그 후회가 나를 움직이게 할 때도 있다. 그 모습도 나니까. 나는 그런 사람이고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고 나를 사랑해 주는 것 말고는 답이 없을 때도 있다.
어떤 사람들의 도통한 말들을 멍하니 듣다가, 어떤 깨달음을 얻는 순간, 그때가 내가 변할 타이밍이라는 걸 스스로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Take if off the ground, I ain't never gettin' cold feet.
Turn my face from the land. I just wanna dive.
[BTS- SWIM]
오늘의 그림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