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연연하는 그림일기 - 추구미가 뭔데요
'넌 추구미가 뭐야?'
'추구미? 그림 그리는 데 있어서 추구미?'
'응. 이쯤 되니 궁금해지네?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는 게 너의 추구미야?'
추구미
"추구미"는 "내가 원하는 이미지", "롤모델", "워너비" 등을 뜻하는 신조어. "추구하다"와 "미(美)"를 결합한 단어로, 자신을 멋있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는 용어이다.
나는 계속해서 연습을 하고 있고, 언젠가 그림에 감정을 넣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재밌는 사실은 연필화를 그릴 때는 주로 풍경을, 색연필화에서는 사물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연필을 쓸 때는 그 공간이 주는 감정이 더 잘 느껴지고, 명암 대비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을 보는 것이 좋았다. 색연필은 가까이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것을 그리고, 그림을 그리면서 기억과 추억을 끌어다 쓴다.
멀어서 잡을 수 없지만, 그래서 상상에 맡겨 보는 것과 실제 눈앞에 있거나 떠올리기 좋아서 그리게 되는 것.
어쨌든 가리지 않고 연습을 해야 하는 건 사실인데, '주제 선택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즐거운 취미 생활이란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식빵 with 계란 프라이를 그렸다. 그리면서 빵 기공과 구운 흰자를 표현하는데 애를 먹었다. 튜토리얼 영상을 참고해서 그리긴 하지만, 어떤 색을 쓸지, 그래서 어떤 색감, 분위기를 낼 건지는 모두 내 선택이니까 말이다. 바짝 구운 것처럼 보이게 할지, 구웠다는 느낌만 낼 건지, 노른자는 어떻게 표현을 더 해야 할지, 덜 해야 할지 생각하면서 말이다. 더웬트 크로마플로우는 천천히 시간을 두고 쌓아가는 게 재밌다. 따뜻하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 색이 많아서 그린 후에 몽글한 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이소에서 산 B5 스케치북 한 권을 다 채워간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릴 때의 감정, 그날 있었던 일도 어렴풋이 떠올랐다. 정말 아무도 해석할 수 없는 비밀 일기장이 생긴 기분이다.
책상 위에 아무렇게 놔 둔대도 아무도 나를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 꽤나 기분 좋은 일이다.
다음 챕터는 오일파스텔이다. 언니는 내 취미 생활의 열렬한 지지자인데 오일파스텔 온라인 수업 링크를 보내주면서 주말에 해보라며 등록시켜 줬다. 기대에 부응해, 열심히 해봐야지. 이런저런 영상을 찾아보고 있는데 벌써부터 재밌을 것 같다. 주문한 재료들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추구미. 나는 같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실로 엄청난 일 아닌가? 내 꿈이 이렇게 크다(하하).
오늘의 그림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