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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Jun 26. 2020

아이처럼 어른처럼

신승훈 - 내가 나에게

너는 무거운 공기처럼 가라앉아 내 발목을 붙잡고 있다.

너는 떠오르다 내려앉고 내려앉다 떠오른다.

나는 너에게 이끌려 떠오르지 못하고

결국 너를 바라보고야 만다.

가만히 눈을 감고 너를 밀어낸다.

너는 멀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다.

나는 멀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다.

손을 놔 버리면 된다고 너는 말했다.

손을 놔 달라고 나는 말했다.

'붙잡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니야.'라고 너는 말했다.

나는 너를 붙잡고선 가도 된다 했다.

너는 울어 버렸다.

나는 울어 버렸다.

꽉 쥐어진 손을 펴 너를 놓아주었다.

너는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날아올랐다.

너는 자유롭다. 너는 행복하다.

나는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없다.

나는 혼자가 되었다.

나는 소리 내어 울어 버렸다.

어른인 척 하다 문득 외로워지고
내 편은 하나 없는 것 같아
괜찮다고 소리치는 나는 뻔히 아픈데
힘들다고 말하면 힘들까 봐
서둘러 숨기곤 해

애써 버티다가 울고 싶을 땐
그냥 용감하게 손을 놓아버려
다 버린 뒤에야 시작할 수 있잖아
다시 너만의 꿈 꿀 수 있잖아

아이처럼 꿈을 묻다 행복해지길
넌 항상 너의 편이 돼주길
세상에 떠밀려 오르막길 오르지 말고
다시 부딪힌 대도
가슴 뛰는 길을 걷기를
신승훈 - 내가 나에게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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