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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형 Feb 24. 2019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읽기

책이다 라이브 독서모임 3회차


1. 존 스튜어트 밀의 생애

1806년 런던에서 제임스 밀의 장남으로 출생. 그의 아버지는 당시 경제학과 역사학 분야에서 꽤나 명성을 얻고 있던 인물이었음. 제임스 밀은 어린 시절부터 아들을 훌륭한 사상가로 키우고자 함. 때문에 철저한 영재 교육(3살 때 그리스어 교육, 7살 때 플라톤의 <대화편> 읽기, 13살 때는 고급 경제학 공부)을 진행. 존 스튜어트 밀 역시 아버지의 교육에 잘 적응. 10대 때부터  아버지와 제러미 벤담의 원고를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맡았으며, 16살의 나이에는 자신의 글을 신문에 기고했을 정도.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은 아버지가 존경해마지 않았던 학자 ‘제러미 벤담’이었음. 벤담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주장한 양적 공리주의의 창시자이자 상당한 급진주의 계열에 속하는 인물. 막 민주주의의 시작점에 서 있는 시기에 보통선거와 비밀선거를 주장했으며, 가난 해방과 동물권을 옹호. 그에게 영향을 받은 밀은 이후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질적 공리주의를 주창하고, 실제로 국회의원이 되어 자신의 소신을 펼쳐나가기도 하였음.


Q. 밀의 스승인 벤담이 주창한 ‘양적 공리주의’는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을까?


2. 밀의 공리주의 알기

‘효용(행복의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과 ‘최대 행복 원리’를 도덕의 기초로 삼고 있는 이론. 어떤 행동이든 행복(쾌락, 고통이 없는 것)을 증진 시킬수록 옳은 것이 되고, 행복과 반대되는 것을 낳을수록 옳지 못한 것이 됨. 그러므로 고통으로부터의 자유와 쾌락이야말로 목적으로서 바람직한 유일한 것임. 밀의 공리주의는 전통적 공리주의와 달리 ‘질’과 ‘양’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특징.


“어떤 종류의 쾌락이 다른 것보다 더 바람직하고 가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서 공리주의 원리와 어긋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른 것을 평가할 때는 양뿐 아니라 질도 고려하면서, 쾌락에 대해 평가할 때는 오직 양만 따져보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전혀 설득력이 없다.” (존 스튜어트 밀, <공리주의>, 책세상, p.26-27)


그렇다면 질적 차이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밀은 두 가지 쾌락이 있다고 가정하고, 전부 혹은 거의 전부가 둘 중 하나를 뚜렷하게 선호한다면 그것이 더욱 바람직한 쾌락이라고 봄. 또한 이 둘을 똑같이 즐기고 음미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질적으로 떨어지는 쾌락을 고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함.


“짐승이 누리는 쾌락을 마음껏 즐기게 해준다고 해서 하급 동물이 되겠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 만에 하나 그런 것을 꿈꾼다면, 그 사람은 어떤 극단적인 불행에 시달리는 까닭에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으로 도피하는 충동 때문일 것이다.” (앞의 책, p.27-28)


Q. 두 가지 쾌락을 모두 경험한다고 무조건 질 높은 쾌락을 고를까?

Q. ‘질 높은’ 쾌락이란 무엇일까?


밀은 인간으로서 ‘품위sense of dignity’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았음. 품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그 품위가 행복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기 때문. 따라서 품위가 대립되는 것은 일시적인 순간을 제외하면 결코 진정한 욕망의 대상이 되지 못함.


“결국 만족해하는 돼지보다 불만족스러워하는 인간이 되는 것이 더 낫다. 만족해하는 바보보다 불만을 느끼는 소크라테스가 더 나은 것이다.” (앞의 책, p.29)


3. <자유론> 읽기

1859년 저술. <공리주의>와 함께 존 스튜어트 밀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책. 그는 이 책을 통해 사회가 개인을 상대로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성질과 그 한계를 살펴보고자 함. 밀은 이러한 문제가 자신의 시대에는 아직 큰 관심거리가 되지 못하지만, 과학기술과 문명이 발전하고 인간의 삶이 진보를 거듭할수록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예측.


(1) 1장 머리말 : <자유론> 저술의 의미를 짚어나가고, 권력과 개인의 자유에 대한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고찰.

밀은 자유와 권력의 다툼이 역사가 시작된 까마득한 옛날부터 시작되었다고 해석. 그에 따르면, 역사 초기에는 한 사람 혹은 한 부족, 한 계급이 지배 권력을 장악하는 독재 권력이 행사되었으며, 권력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피지배 계층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지 않음. 그러다 결국 이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자신의 나라를 온전히 지탱하기 위해 최고 권력자가 행사할 수 있는 힘의 한계를 규정하게 됨. 이 시기의 자유란 이처럼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을 일컬음. 시간이 지나 민주 정부가 설립. 물론 민주 정부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 특히 ‘다수의 횡포’는 온 사회가 경계해야 할 가장 큰 해악 중 하나. 밀은 다수가 공권력을 이용한 횡포뿐만 아니라, ‘윽박지름’을 통해 어떤 개별성도 발전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함.


Q. 오늘날에도 ‘다수의 횡포’라는 진단은 유효한가?


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자유에 관한 하나의 명제를 제시함. 바로 ‘인간 사회에서 누구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 뿐’이라는 것.


“인간 사회에서 누구든 - 개인이든 집단이든 -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 뿐이다.”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책세상, p.35-36)


밀은 자유의 기본 영역을 크게 셋으로 나누어 설명. 첫 번째는 내면적 의식의 영역으로, 우리가 실재적이거나 사변적인 것, 과학∙도덕∙신학 등 모든 주제에 대해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양심의 자유, 생각과 감정의 자유, 그리고 절대적인 의견과 주장의 자유를 누려야 함을 의미. 두 번째는 자신의 기호를 즐기고 자기가 희망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 밀은 여기에 대해 사람들 모두 각각의 개성에 맞게 자기 삶을 설계하고 자기 좋은 대로 살아갈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말함. 물론, 이것이 남에게 해를 주지 않는 한에서는 간섭이나 참견을 해서도 안 됨. 마지막 세 번째는 결사의 자유. 즉,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경우 혹은 억지로 끌려온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성인들이 어떤 목적의 모임이든 자유롭게 결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밀은 이 세 가지 자유가 모두 보장되어야만 진정으로 자유로운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나, 자신의 책 <자유론>에서는 ‘생각의 자유’에 초점을 맞춰 보겠다고 선언함.


Q. 밀이 ‘생각의 자유’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무엇일까?


(2) 2장 생각과 토론의 자유 : 밀은 모든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고 말함. 이 경우는 어떠한 상황이라도 잘못된 것이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음.


첫째, 침묵을 강요당하는 모든 의견은 진리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둘째, 설령 그 의견이 틀린 것이라 하더라도 일정 부분 진리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통설이 전적으로 옳은 것이라 하더라도, 어렵고 진지하게 시험 받지 않으면 사람들은 이를 합리적인 근거로 이해하지 못하고, 하나의 편견으로만 간직하게 될 수도 있다.

넷째, 이로 인해 결국에는 주장의 의미 자체가 실종되거나 퇴색하면서 그러한 통설이 무의미한 것으로 변하게 될 위험이 있다.


그는 이러한 잘못이 현 세대는 물론 미래세대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말하며, 생각과 토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 민주 사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고 역설하였음.


(3) 3장 개별성, 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요소 : 이 장에서도 밀은 인간 개인의 개별성과 자율성을 말함. 특히 관습과 어긋나는 일을 최대한 자유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


“나는 지금까지 관습과 어긋나는 일을 최대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그런 행동도 새로운 관습으로 정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모든 인간의 삶이 어떤 특정인 또는 소수 사람들의 생각에 맞춰져 정형화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누구든지 웬만한 정도의 상식과 경험만 있다면,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 방식 자체가 최선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기 방식대로 사는 길이기 때문에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앞의 책, p.145)


하지만 이를 두고 그가 ‘극단적인 자유주의’를 옹호했다고 해석해서는 곤란. 이는 <자유론> 출시 4년 뒤, 밀이 내놓은 자신의 또다른 대표작 <공리주의>를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짐. 밀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마저 희생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음. 더불어 이를 위한 원칙으로 모든 개인의 행복 또는 이익이 전체의 이익과 조화를 이루도록 법과 사회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모든 개인이 자신의 행복과 전체의 이익 사이에 긴밀한 끈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


Q. 개인과 사회는 어떤 관계가 되어야 할까?


(4) 4장 사회가 개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 : 각 개인이 자신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그 정당한 한계는 어디인지, 사회의 권한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우리의 삶에서 개별성에 속하는 부분은 어디까지이고 사회에 속하는 부분은 또 어디까지인지 등에 관한 물음에 답하는 장.


여기서 밀은 개별성의 존중을 최우선 가치로 두지만, 사회성 역시 등한시하지 않음. 그는 사회에서 보호받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신이 혜택을 받은 만큼 사회에 갚아주어야 하며, 사회 속에서 사는 한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기 위해 일정한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 그 행동 규칙으로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되며, 사회를 방어하거나 사회 구성원이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데 필요한 노동과 희생 중에서 자신의 몫을 감당해야 함을 듦.


(5) 5장 현실 적용 : 밀은 앞서 자신이 이야기한 원칙들이 현실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근거로 이야기하며, 더불어 자신이 정부의 간섭을 반대하는 까닭은 무엇인지 설명. 정부의 간섭을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음.


하나. 정부보다는 직접 이해관계가 얽힌 개인이 그 일을 잘 할 가능성이 높음

둘. 설령 그 당사자의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훈련 및 교육 과정을 통해 개인의 발전과 사회 전반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

셋. 이미 비대해진 정부의 권력을 더 이상 강화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


Q. 자유론이 지금 우리 시대에 가지는 의의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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