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 프로덕트(Growth Product)
신간 <그로스 프로덕트(Growth Product)>에 담긴 내용을 일부 편집한 원고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은 아마도 이런 사람일 겁니다. 우선 첫 번째는 신사업을 하려는 사람입니다. 스타트업의 ‘대표님’ 혹은 ‘예비’ 대표님이라고 불리는 분들이죠. 두 번째는 ‘신사업’을 맡아서 주도하게 된 사람입니다. 조직에서 흔히 PM, PO라 불리는 분들이죠. 참고로 PMProduct Manager은 프로덕트 매니저, POProduct Owner는 프로덕트 오너를 줄인 말입니다. 하나의 프로젝트 혹은 제품, 사업을 관리하거나 총괄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회사의 규모나 조직 구조에 따라 명칭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결국 본질은 하나입니다. 바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그 사업을 통해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 말이죠.
내가 그 사업을 하고 싶어서 시작하는 것일 수도 있고, 과업으로 시작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목표는 같습니다. 새로운 일을 만들어서, 그 일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으로 자신이 즐겁고 행복해져야 한다는 것 말이죠.
사업을 시작할 때 자주 하는 2가지 실수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을 만나면 대개 이런 식으로 본인의 사업 아이디어를 이야기합니다.
내가 진짜 좋은 아이디어가 있거든요? … 어때요? 괜찮죠? 잘 될 것 같아요?
평범하게 사업을 소개하는 말처럼 들리지만 여기에는 크게 2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뭐가 문제일까요? 우선 첫 번째는 구체적이지 않다는 거예요. 누구에게 팔 것인지, 어떻게 팔 것인지 등 구체적인 방향이나 전략이 없어요. 이건 마치 일단 로켓을 만들어서 하늘 위로 쏘아 올리기만 하면 그냥 화성으로 갈 거라 믿는 것과 같습니다. 당연히 그럴 리 없는 데도 말이죠.
두 번째 문제는 제품 혹은 서비스를 ‘일단’ 만들 생각부터 한다는 거예요. 대개 본인의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제품이 완성만 되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죠. 당연히 안 돼요. 처음부터 그렇게 멋진 제품을 만들 수 없을뿐더러, 그렇게 만들려면 시간과 인력, 그러니까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회사나 투자사에서 여러분을 믿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어요. 회사의 크고 작음과 관계없이 말이죠. 완성도 있는 제품을 만들기 전 우리가 그 제품에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라 쓰고 ‘돈’이라 읽는)을 들일 필요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걸 PMF, 즉 프로덕트 마켓 핏Product Market Fit을 찾는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우리가 팔려는 제품Product이 시장Market에 잘 맞아떨어지는지(Fit) 확인하는 과정이죠.
여기까지 말하면 돌아오는 반응도 대개 비슷합니다. “맞아, 그게 문제예요. 내가 아는 어떤 대표님은 말이죠.”라며 누군가의 ‘잘 안 된’ 사례를 하나씩 꺼내 놓습니다. 좋습니다. 사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정작 일이 시작되면 우리도 똑같은 실수를 한다는 겁니다. 그건 아이디어가 떠오른 순간의 쾌감을 잊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아직 사업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제품과 서비스의 이면에 담긴 노력 혹은 디테일을 떠올리지 못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잘못 계산할 수도 있고, 욕심이 과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건 절대로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게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달라져야 합니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여러분은 이 책을 펼쳤을 테니 말이죠.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는 11가지 체크리스트
그럼 우리는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요? 저는 최소한 ‘이것’부터 확인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바로 국내 콘텐츠 스타트업인 EO가 트위치의 공동창립자이자 ‘와이콤비네이터’ 파트너인 마이클 세이벨Michael Seibel의 강연을 11가지 체크리스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아, 와이콤비네이터가 뭐냐고요? 2005년에 설립된 미국의 스타트업 투자사입니다. 실리콘밸리의 하버드라 불릴 정도로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지닌 조직이죠. 11가지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제품/서비스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1~2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나요?
2. 그 문제를 본인이 경험해 본 적 있나요?
3. 문제 해결을 구체적으로 시작할 수 있나요?
4.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요?
5. 고객 또는 사용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나요?
6. 고객 또는 사용자를 발견하기 수월한가요? 그들에게 다가가기 쉬운가요?
7. 이 문제를 고객 또는 사용자가 얼마나 자주 겪나요?
8. 고객의 해결 욕구가 얼마나 강한 문제인가요?
9. 제품이 별로여도 그걸 쓰려는 ‘절박한’ 고객 또는 사용자는 누구인가요?
10.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고객 또는 사용자가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나요?
11. MVP가 사용자의 문제를 정말 해결해 주고 있나요?
- 노션 템플릿으로 직접 해보기 ↓↓
그렇다면 이 체크리스트에 답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여러분이 지금 생각하는 좋은 아이디어는 대개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 혹은 주변 지인들이 그 아이디어를 듣고 괜찮다고 할 만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접근 자체가 반드시 잘못된 건 아니에요. 어찌 됐든 그건 누군가 그 제품을 필요로 한다는 신호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만으로 새로운 사업을 결심하고, 시작하는 건 위험합니다. 모수가 너무 적고, 또 내가 아이디어를 이야기할 정도로 가까운 주변의 사람이라면 나와 같은 결을 가진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크니까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당장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전 세계의 환경오염 문제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겠어!)일 수도 있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긴 하지만 사용자가 돈을 지불할 의사까진 없는 문제(굳이 그거 쓰는 데 돈까지 내야 해?)일 수도 있죠. 즉, 고객의 필요와 생각은 빼놓고 신사업을 시작하려는 겁니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이 11가지 체크리스트를 모두 통과할 수 있는지 꼼꼼하고 세심하게 검토해 보세요. 만약 단 하나도 빠짐없이 통과한다면 지금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 그걸 하세요. 완벽한 제품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 여러분을 기다리는데 고작 이 책이나 읽으려고 시간을 쓸 필요 없습니다. 시장의 필요를 만족시키고, 고객이 돈 낼 의사가 충분한 아이템을 찾았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 도전해 보는 거죠. 만약 모두 통과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이 책을 끝까지 함께 하며 지금 가진 아이디어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면 됩니다.
그럼 확인해 볼 준비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