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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형 Oct 29. 2019

페터 한트케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읽기

책이다 라이브 독서모임 14회차

골키퍼는 공이 라인 위로 굴러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Q. 살면서 가장 불안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1. 페터 한트케의 생애

1942년 출생. 오스트리아의 작가이자 번역가. 1960년대 말, 독일 문학계를 주도했던 참여문학(제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약 2년 뒤인 1947년에 결성된 47그룹을 중심으로 진행된 문학사조. 독일이 일으킨 전범 행위에 대해 속죄하는 심정으로 조금의 거짓도 없이 있는 그대로 쓰겠다는 공감대 위에 작품 활동을 진행하였으며, ‘신사실주의 문학’이라 불리기도 함)에 반대하여 언어내재적 방식에 주목한 작가이다. 그는 “컴퓨터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능력은 ‘47그룹’ 작가보다 백과사전이 훨씬 뛰어나다”라고 주장하며 이들의 문학적 가치와 서술 방식을 거부하였다.


그는 47그룹의 작가들이 현실에 열중한 것에 반해, ‘언어’에 집중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는 언어적 현실과 실제적 현실 간의 관련성에 주목하였으며, 그 결과로 전통극 형식에 대항하는 자신의 대표작 <관객모독>을 1966년에 발표하였다.


내용보다 서술을 우선하는 실험적인 작품으로 다수의 혹평과 소수의 호평을 받다가 1970년대 들어 자기만의 방식으로 전통적인 서사를 회복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첫 작품이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이다. 독일어로 쓰인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1972년 빔 벤더스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1967년 게르하르트 하웁트만 상, 1979년 카프카 상, 1987년 오스트리아 국가상 및 브레멘 문학상, 1995년 실러 기념상, 2006년 하인리히 하이네 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2019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2. 줄거리로 소설 읽기

장면1. 해고통보

전직 골키퍼였던 요제프 블로흐는 현재 빈에 있는 어느 건축 공사장에서 조립공으로 일하고 있다. 다른 일꾼들보다 늦게 출근한 어느 날 아침, 마침 오전 새참을 먹고 있던 공사장 현장감독이 그를 힐끗 올려다 본다.


이전에 꽤 유명한 골키퍼였던 요제프 블로흐는 건축 공사장에서 조립공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일하러 가서는 자신이 해고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일꾼들이 모여 있는 대기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마침 오전 새참을 먹고 있던 현장감독이 그를 힐끗 올려다보는 순간 그는 그것을 해고 표시로 이해하고 공사장을 떠났다.


Q. 현장감독의 제스처를 블로흐는 왜 해고 통보로 받아들였을까?


장면2. 되는 날 없던 하루

공사장을 나와 시내를 돌아다니던 블로흐에게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그는 공원 주변에 있는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아무 일도 없다고 말하면서 그에게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블로흐는 답답해졌다. 그는 계절적으로는 영업할 때가 아닌데 문이 열려 있는 공원 커피숍에 들어가 맥주를 한 잔 주문했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맥주를 가져오지 않자 그냥 나왔다. 식탁보를 덮지 않은 철제 식탁이 그의 눈을 부시게 했다. (중략) 프라터에서 그는 싸움을 벌였다. 젊은 녀석 하나가 뒤에서 재빠르게 조끼를 팔 위로 끌어당겼고, 다른 녀석은 머리로 그의 턱을 들이받았다.


Q. 작가 왜 블로흐를 이런 상황으로 내몰았을까? 이 장면의 의미는 무엇일까?


장면3. 살해

극장의 여자 매표원과 하룻밤을 보낸 블로흐는 그녀를 목졸라 살해한다.


그녀는 일어서서 침대로 가 누웠다. 그는 그 여자 곁에 앉았다. "오늘 일하러 가지 않으세요?"하고 그녀가 물었다. 갑자기 그는 그녀의 목을 졸랐다. 너무 세게 졸랐기 때문에 장난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바깥 복도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공포심으로 숨이 막힐 것 같았다.


Q. 블로흐는 왜 매표원을 살해했을까?

Q. 블로흐의 살해는 정당화될 수 있는가?


장면4. 어떤 문장

범죄 행위가 발각되는 것을 피해 국경 마을로 도피한 블로흐는 그곳에서 어느 문장 하나를 떠올린다.


블로흐는 객실에 앉아 바깥 거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고 있었는데, 잠시 후 갑자기 문장 하나가 떠올랐다. ‘그는 너무 오래 무직 상태로 있었다.’라는 문장이었다. 블로흐는 그 문장이 끝마무리 문장처럼 생각되었기 때문에 어쩌다 그런 방향으로 오게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전에는 무엇이었지? 그렇지! 지금 떠오른 문장처럼 ‘그 슛에 소스라치게 놀란 그는 공이 순식간에 다리 사이로 지나가는 걸 붙잡지 못했다.’라는 이전 문장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 문장 전에는 골문 뒤에서 그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사진작가들이 떠올랐다.


Q. 그는 왜 이런 문장을 떠올렸을까?


장면5. 우리가 골키퍼를 보게 되는 순간

전직 골키퍼인 블로흐는 판매업자에게 경기를 관람할 때, 공격하는 시점에서 처음부터 공격수는 쳐다보지 않고 그가 향하는 골문에 선 골키퍼를 주목해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공격수나 공으로부터 시선을 돌려 골키퍼만 바라보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죠."하고 블로흐는 말했다. "공에서 시선을 돌리는 것은 정말 부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그는 사람들이 공 대신, 양손을 허벅지에 대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가 뒤로 뛰어들어 왔다가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자기편 수비수들에게 고함을 지르는 골키퍼를 쳐다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골문을 향해 슈팅이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골키퍼를 보게 되죠."


Q.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장면6.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마지막 장면에서, 블로흐는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을 차기 위해 키커가 달려 나오면, 골키퍼는 무의식적으로 슈팅도 되기 전에 이미 키커가 공을 찰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게 됩니다. 그러면 키커는 침착하게 다른 방향으로 공을 차게 됩니다."하고 블로흐가 말했다. "골키퍼에게는 한 줄기 지푸라기로 문을 막으려는 것과 똑같아요."


Q. 당신은 그 불안을 어떻게 이겨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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