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유치원 원전 읽기
<자유론>의 저자 존 스튜어트 밀은 1806년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인 제임스 밀은 당시 경제학 분야에서 꽤나 명성을 얻은 인물이었는데요. 그는 아들을 훌륭한 사상가로 키우려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죠. 그 열망에 따라 존 스튜어트 밀은 혹독한 조기교육을 받았습니다. 3살 때 그리스어 공부를 시작했고, 8살 때는 라틴어 공부를 진행했죠. 그리고 13살 때는 고급 경제학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은 공리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러미 벤담’이었습니다. 벤담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주장한 양적 공리주의의 창시자입니다. 그에게 영향을 받은 밀은 이후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질적 공리주의를 주창하기도 했죠
밀은 오늘 소개할 책 <자유론>을 통해 사회가 개인을 상대로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성질과 그 한계를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문제가 자신의 시대에는 아직 큰 관심거리가 되지 못하지만, 과학기술과 문명이 발전하고 인간의 삶이 진보를 거듭할수록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우선 밀은 자유와 권력의 다툼이 역사가 시작된 까마득한 옛날부터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역사 초기에는 한 사람 혹은 한 계급이 지배 권력을 장악하는 독재 권력이 행사되었다고 설명하며, 이들 권력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피지배 계층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말하죠. 그러다 결국 이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자신의 나라를 온전히 지탱하기 위해 최고 권력자가 행사할 수 있는 힘의 한계를 규정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밀은 이 시기의 자유란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을 일컫는다고 말합니다.
시간이 지나 민주 정부가 설립되었습니다. 물론 민주 정부도 문제가 있습니다. 밀은 특히 ‘다수의 횡포’를 온 사회가 경계해야 할 가장 큰 해악 중 하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유에 관한 하나의 명제를 제시합니다. 바로
인간 사회에서 누구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 뿐
이라는 것이죠.
밀은 자유의 기본 영역을 크게 셋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첫 번째는 내면적 의식의 영역입니다. 우리가 모든 주제에 대해 양심의 자유, 생각과 감정의 자유, 그리고 절대적인 의견과 주장의 자유를 누려야 함을 말하죠. 두 번째는 자신의 기호를 즐기고 자기가 희망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입니다. 밀은 사람들 모두 각각의 개성에 맞게 자기 삶을 설계하고 자기 좋은 대로 살아갈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이것이 남에게 해를 주지 않는 한, 간섭이나 참견을 해서도 안 되죠. 마지막 세 번째는 결사의 자유입니다.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경우나 억지로 끌려온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성인들이 어떤 목적의 모임이든 자유롭게 결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밀은 이 세 가지 자유가 모두 보장되어야만 진정으로 자유로운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그는 모든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경우는 어떠한 상황이라도 잘못된 것입니다. 그는 그 이유를 크게 네 가지로 설명합니다.
첫째, 침묵을 강요당하는 모든 의견은 진리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둘째, 설령 그 의견이 틀린 것이라 하더라도 일정 부분 진리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통설이 전적으로 옳은 것이라 하더라도, 어렵고 진지하게 시험 받지 않으면 사람들은 이를 합리적인 근거로 이해하지 못하고, 하나의 편견으로만 간직하게 될 수도 있다.
넷째, 이로 인해 결국에는 주장의 의미 자체가 실종되거나 퇴색하면서 그러한 통설이 무의미한 것으로 변하게 될 위험이 있다.
그는 이러한 잘못이 현 세대는 물론 미래세대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말하며, 생각과 토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 민주 사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고 역설합니다.
그렇다면 사회가 개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요? 밀은 개별성의 존중을 최우선 가치로 두지만 사회성도 등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사회에서 보호받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신이 혜택을 받은 만큼 사회에 갚아주어야 하며, 사회 속에서 사는 한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기 위해 일정한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데요. 그 행동 규칙으로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되며, 사회를 방어하거나 사회 구성원이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데 필요한 노동과 희생 중에서 자신의 몫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하죠.
밀의 <자유론>은 1859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50년도 더 지난 시대에 쓰여진 글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독립성과 자유를 보장하고, 이를 통해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진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밀의 주장은 여전히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문제를 고민하는 많은 분들이, 그의 글을 읽고, 함께 변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