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 아이들과 늦은 어린이날 기념으로 엄마의 월급턱으로 롯데월드에서 한참을 놀고 있던 차, 핸드폰 알람을 보았다.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머나! 웬일이야. 설마 하고 그간 적어 놓았던 글들을 정리해 작가 서랍에 넣어 놓고, 혹시나 하고 신청했는데, 한 번에 성공했다. 야호~ 됐다! 하고 나도 모르게 외치니, 가족들이 뭐냐며 묻는다. "엄마, 작가 되었다! 브런치 작가!"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신나 하는 나를 보며 엄마, 축하해~ 하고 같이 들떠 손잡고 폴짝폴짝 뛰고, 남편은 그게 또 뭔데 호들갑이냐는 눈빛을 보낸다. 상관없다. 기분이 좋다!
그동안 짧게 글쓰기 연습을 하며 적어 놓았던 글과 내 기획 의도가 인정받은, 나 혼자만이 아닌 타인에게도 읽힐 가치가 있다는 자격을 갖춘 것 같아 좋았다.
브런치가 뭔데, 글을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가치와 기준을 잡는가? 타인의 평가에 내 글의 가치를 세울 만큼의 자부심과 자신이 없는가? 플랫폼에 쓸 자격을 갖춘 것으로 작가의 타이틀을 얻는 게 유의미한 일인가? 등등의 것들을 묻는다면, 아직 어떤 글을 잘 쓰고 전달해야 하는지 나조차도 확실하지 않고 자신이 없기에 이러한 기준에 도달했다는 자체로도 그저 기쁠 뿐이다.
늘 바다를 표류하는 떠돌이 조각배 같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그래서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뿌리 깊게 오래 그 자리에 있는 느티나무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말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날은 진정 나를 다 드러내 보이고 홀가분해지리라 믿는다.
책 속에 파묻혀 있으며, 글 안에서 따스한 위로와 각성을 얻었다. 최근 2~3년, 코로나 시절을 거치며 더더욱 책 안에서 얻은 것이 많았다. 외면했던 나를 들여다보고, 과거의 나를 보듬어 주고,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다짐과 방향이 잡혀간다. 앞으로 이곳에서 그런 나의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다. 안물안궁 너의 이야기. 그럼에도 드러내고 싶은 이유는, 나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 한 명이라도 따스했으면, 사유하는 계기가 되어 그 사람의 일부분이라도 더 나아졌으면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