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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만나는 불편한 심리증상-의존적인 성격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타인의 공감과 준종, 존경 등은 살아가는데 필요충분의 자양분이 되기 때무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사람은 누구나 의존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자기 생존에 필요한 것은 어느 정도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자기 삶을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동시에 자기 심리상태를 객관적으로 돌아보아야 한다.

자신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의 대부분을 타인에게 의존하여 얻으려고 하면 병적인 의존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심리학적 측면에서 보면 자기 일을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여 해결하려는 상태를 유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의존성 성격장애에 해당한다고 이야기한다.


DSM-5에서 의존성 성격장애를 진단하는 대표적인 8가지 항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상담, 충고 또는 확신없이는 매일매일 결정 내리는 일을 하지 못한다.  

    자기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영역까지도 대신 책임져 줄 수 있는 타인을 필요로 한다.  

    지지와 칭찬을 상실할까 봐 두려워 타인의 의견에 반대하지 못한다. (단, 현실적인 보복은 포함되지 않는다)  

    스스로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수행하기 어렵다(동기나 활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판단과 능력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타인의 보살핌과 지지를 얻기 위하여 불쾌한 일까지 자원해서 한다.  

    스스로는 잘해나갈 수 없다는 과도한 공포로 인하여 혼자 있으면 불편하거나 무기력하게 느낀다.  

    친밀한 사이가 끝나면 보살핌과 지지를 얻기 위하여 다른 관계를 애타게 찾는다.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 남겨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비현실적으로 집착한다.  

위의 8가지 증상들 가운데 5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의존성 성격장애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들을 기준으로 쉽게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다른 상황적인 면들이나 행동관찰 등도 함께 이루어져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요즘 사람들 가운데 이러한 의존적 성격장애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대부분은 자기 자신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이 지도하고 관리감독해 주지 않으면 일상적인 일조차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에게는 그러한 일들을 감당할 만한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발적인 도전 경험이 거의 없거나 턱없이 부족하다. 자기 스스로 어떤 목표를 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하거나 않았다. 의지를 키워가며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선택하고 주도적으로 무엇을 해나간 경험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혼자 하는 일 대부분에 서툴다.

물론 이들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누군가 주로 주 양육자인 부모가 주도하는 삶을 그저 따라갈 수밖에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처음에는 이런 환경이 화가 나서 나름 반항을 해보았지만, 소용없는 일임을 몸소 체험하면서 스스로 포기하게 되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삶에 익숙해지면서 누군가가 제시하거나 세워놓은 목표를 그저 묵묵히 따라가거나, 이미 잘 닦아놓은 길을 따라 가기만 하면 되니 타협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 길은 너무나도 편안하고 안전이 보장되기 때문에 쉽게 타협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자기 자신이 책임지는 자리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승진이나 승급 등을 거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자신은 다른 사람의 보호와 지지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지는 자리는 부담스러워 피하게 되고, 그런 자리에 억지로 앉게[ 되었을 경우 불안에 휩쌓여 스스로 위축되고 그 결과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초조해하며 실수를 연발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삶 자체가 허무하고 무기력하여 문제상황에 놓이면 곧바로 좌절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쉽게 포기하고 만다. 다른 사람들과도 적극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고 누군가가 먼저 다가와 손 내밀어주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성격이 되고 만다. 설사 타인이 친절하게 먼저 다가와도 스스로 눈치를 보며 위축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어색한 행동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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