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밤 냄새가 났다
그 밤들에 뭘하고 다녔길래
기분좋은 설레임을 넘어 신비감조차 들다니
기억을 낚는 미끼는 시간에서 기분으로 넘어가
봄여름가을겨울 가리지 않고
반짝였던 그리고 취했었던
걷는건지 뛰는건지 자각하지 못할정도로
달떠서 쏘다니던 순간들을 갈무리하고
하나의 기억처럼 뒤섞여
나를 몇살인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그 기분에 그만 밖으로 나갔는데
오히려 냄새가 기억에 의해 유발되었던 듯
시간이 지날수록 여름내는 점점 약해져갔고
문을 열고 장사하는 치킨집에서
아저씨들이 떠드는 소리를
개가 짖는 소리로 착각하여 깜짝 놀란 순간
유화물감들처럼 뒤섞인 기억 속에서
검은 내가 분리되어 툭 튀어나왔다
그순간 여름밤의 신비는
반복된 욕망의 권태에 지나지 않았고
설레였던 만남 이후에는
뛰는 듯 걷는 듯 도망치듯 빠져나와
취해있음에 버거워하며
책상 위의 작은 스탠드를 켰다껐다하며
고독 속에서 오히려 안심하던
그렇게 고개 숙여 먼지 냄새를 맡고 있었던 게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초여름냄새 너무 좋다고
연락할 사람이
이제는 참 줄어들었다는 게
뭔가 상쾌했다 손에 든 휴대전화가
가벼워진거 같고
오늘의 기억 :
초여름밤
사람소리를 개소리로 착각해 놀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