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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극펭귄 May 10. 2021

삶은 살아지고 있지 않다

그림 그리고 싶다니까

그림 그리는 법을 배워보란다

법이 여기까지...

그따위 법은 피해서 무법자처럼 그려보리라

막상 그려보니

법이 이미 안에 있더라

나무는 나무처럼 그리고

꽃은 꽃처럼 그리고

눈물을 눈물처럼 그렸다

만약에 사형수라면

좀 더 분명할텐데

마지막 식사 메뉴는 뭐로 할테냐

누군가 물어봐 줬을때 말이야

살아있는데 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곧 죽을거라서 그런가봐

마지막 메뉴는 김치찌개에 계란반숙을

이라고

그러고보면 사형을 선고받은 이유는

법을 어겼기 때문이라던데

그토록 어기고 싶었던 법을

어기는 법을 몰라서 그동안 못 어겼는데

왠지 하나도 억울하지가 않아서

변호사를 안 불렀다

근데 김치찌개랑 계란반숙을 들고 오기로 한 게 변호사라

배가 고파지니 눈물이

흑흑 울고있는데

정신차려보니 운전대를 꽉 잡고 있었다

배고픈 사형수보다도

더 많이 슬펐지만


우는 법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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