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돈 주고 여자들을 만났고 저는 설레었습니다
작가님께.
저는 마흔여섯, 결혼 18년 차입니다.
한 아이의 엄마입니다.
남편은 술을 좋아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술자리 뒤에 이어지는 자리들을 좋아합니다.
처음엔 몰랐습니다.
그러다 카드 명세서를 보게 됐습니다.
유흥주점, 룸살롱, 낯선 상호들.
처음엔 울었습니다.
두 번째는 싸웠습니다.
세 번째부터는…
그냥 조용해졌습니다.
남편은 늘 말했습니다.
“남자들이 술 마시면 그럴 수도 있지.”
“감정은 없어.”
“돈 주고 노는 거야.”
저는 물었습니다.
“내가 호스트바 가면 어때?”
그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일은 몇 번이 아니라
몇 년 동안 반복됐습니다.
딱히 한 여자와 깊게 만나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저 술집에서,
돈을 주고,
몸을 섞고,
다음 날 아무 일 없는 듯 출근하는 남자.
저는 참고 살았습니다.
아이 때문이었고,
지켜야 할 집이 있었고,
그 외의 삶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게 흘러갔기 때문입니다.
남들 보기엔
아무 문제없는 집이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가 왔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덕분에
남편은 그 세계와 잠시 멀어졌습니다.
몸이 나빠진 것도 아니고,
깨달은 것도 아니고,
그냥 못 가게 되어서 멈춘 겁니다.
그 후로 잠잠했습니다.
그러다 또 한두 번.
저는 이제 화도 잘 안 납니다.
작가님,
이쯤 되면 제가 바보 같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연히
어떤 사람을 알게 됐습니다.
처음엔 업무 이야기였고,
그다음엔 안부였고,
어느 날은 제 표정을 먼저 알아봐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제게 물었습니다.
“요즘 얼굴이 많이 지쳐 보이네요.”
무슨 일 있어요? “
그 말은 동정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관찰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순간
표정을 정리하려 했습니다.
괜찮은 척하던 얼굴이
들킨 기분이었습니다.
그는 더 묻지 않았습니다.
대신
“밥은 잘 챙겨 드세요.”
하고 말을 바꿨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제 표정을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제 안색을 살핀다는 사실이
낯설고 따뜻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도 유부남입니다.
그는 무리하지 않습니다.
관계를 재촉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밥은 먹었는지 묻고,
감기 조심하라 하고,
제가 웃으면 이유를 묻지 않고 함께 웃습니다.
가끔은
몸에 좋다며 무언가를 챙겨주기도 합니다.
제가 피곤해 보이면
“요즘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라고 묻습니다.
별것 아닌 말들인데
유난히 오래 남습니다.
누가 마지막으로
제 몸과 제 하루를
이렇게 신경 써 주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육체적인 관계는 없습니다.
손도 잡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마치 오래 잊고 있던 감각이
조금씩 돌아오는 기분입니다.
누군가의 관심을
경계하지 않고 받아도 되는 사람처럼
대해지는 시간.
결혼하기 전
잠깐 느꼈던 연애의 공기 같은 것.
저는
마치 다시 연애하는 기분입니다.
남편에게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관심과 애정을
그 사람에게서 받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달콤합니다.
그래서 죄책감이 있습니다.
나는 유부녀인데.
그래도 나는 결혼한 사람인데.
하지만 또 생각합니다.
남편이 한 일에 비하면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아니지 않나.
그 사람도
많이 외로운 사람처럼 보입니다.
제 이야기를 깊이 묻지는 않지만
가끔 눈빛을 보면
어딘가 비슷한 결핍을 가진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서로를 조심스럽게 챙깁니다.
친구처럼
그리고
조금 더 가까운 사람처럼.
그는 이 관계를
이대로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저도 솔직히
잃고 싶지 않습니다.
작가님,
이건 외도입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죄인 같은 기분일까요.
이건 복수일까요.
아니면
늦게 찾아온 위로일까요.
-46세, 아직 설레는 여자
편지를 읽으며
당신의 질문이 오래 남았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죄인 같을까요.”
남편의 외도는 반복적이었고,
당신은 참고 살았습니다.
그 상처는
정리되지 않은 채 쌓였을 겁니다.
그런데 당신의 관계는
몸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람은
관심을 받으면 흔들립니다.
존중받으면 더 흔들립니다.
이건 복수일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복수는 차갑고,
당신의 문장은 따뜻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분명 외로움의 결과입니다.
남편의 잘못이
당신의 선택을 정당화해주지는 않습니다.
동시에,
당신의 외로움이
가짜도 아닙니다.
이 관계가
당신을 더 단단하게 만듭니까,
아니면 더 비밀스럽게 만듭니까.
그리고 하나 더.
남편이 당신의 메시지를 본다면,
당신은 같은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아무 일도 없었어.”
옳고 그름을 말하기보다
당신이 스스로에게 더 솔직해졌으면 합니다.
이 설렘이
당신의 삶을 바꿀 만큼의 사랑입니까,
아니면
잠시 숨 쉴 수 있는 창문입니까.
반복적 외도를 한 남편.
참고 살아온 아내.
육체적 관계는 없지만
정서적 설렘이 시작된 유부녀.
이건 외도일까요.
아니면 상처받은 사람의 생존일까요.
여러분이라면,
1. 감정도 외도다. 멈춰야 한다.
2. 남편이 먼저 무너뜨린 결혼이다. 이해 가능하다.
3. 이혼 후 시작하는 게 맞다.
4. 정서적 위로는 죄가 아니다.
정말
하면 안 되는 사랑은
몸에서 시작될까요,
마음에서 시작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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