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어른을 위한 로맨스 동화
이 이야기는 상상에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거짓은 아닙니다.
언젠가 내가 사랑했던 기억,
사랑받았던 기억,
누군가의 연애담을 듣다가
괜히 심장이 간질 했던 밤들.
그 조각들을 모아
토랑이와 제이를 만들었습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바쁩니다.
사람들은 각자 할 일이 많고,
고독을 안고 살고,
사랑은 사치라고 말하기도 하죠.
그런데도 이상하게,
우리는 사랑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연애 세포는 죽었다고 말하면서도
“잘 잤어?”라는 문자 한 줄에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그냥 너면 돼.”라는 말에
조용히 심장이 내려앉습니다.
그래서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동안만큼은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괜히 웃고,
괜히 설레고,
스르르 잠들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대도시에서 일하고,
지치고,
그래도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아주 평범한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다만,
낮에는 호랑이로 살고
밤에는 토끼가 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토랑이는
낮에는 단단합니다.
자기 일을 잘하고,
고독을 사랑하고,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조금 부드러워지고,
조금 귀여워집니다.
제이는
특별하지 않은 남자입니다.
회사에 다니고,
고독을 알고,
그래도 누군가를 놓치지 않겠다고
조용히 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 둘은 아직 마법을 쓰지 않습니다.
그저 한 사람이
낮에는 강해지고,
밤에는 사랑스러워질 뿐입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두 가지 얼굴처럼.
이 글은 이런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 연애 세포를 다시 깨우고 싶은 사람
• 남의 사소한 사랑 이야기를 몰래 좋아하는 사람
• “그냥 너면 돼”라는 말을 한 번쯤 듣고 싶었던 사람
• 예전 사랑을 떠올리며 괜히 웃고 싶은 사람
• 사랑을 두려워하지만, 완전히 포기하지는 못한 사람
이건
유치하고,
사소하고,
몽글몽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이야기가
우리 하루를 버티게 하기도 하니까요.
이런 사랑, 어때요?
이제 시작합니다.
자기 전에 읽어도 좋고,
아침에 커피 한 잔과 함께 읽어도 좋습니다.
마음 한구석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졌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당신의 낮토랑이이자 밤토키가 되고 싶은
작가 유혜성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밤토키를 사랑해 주실, 여러분께.
이 이야기를 왜 쓰게 되었는지,
프롤로그를 올리고 나서 스스로에게 다시 묻게 되었습니다.
저는 매일 사람들의 몸을 만나고,
마음을 듣고,
사연을 읽으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필라테스를 통해 몸을 깨우는 일은 즐겁지만,
독자들의 고민과 사랑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는 날도 많습니다.
특히
“하면 안 되는 사랑”을 통해
수많은 사연을 접하며 깨달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사랑하고 싶어도
쉽게 사랑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현실이 아니라,
판타지 속에서라도
마음이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는 낮에는 버티며 살아갑니다.
단단한 얼굴로 일하고,
괜찮은 척하며 하루를 넘깁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누군가의 품에 기대고 싶은
토끼 같은 마음이 있지 않나요?
그 마음이 부끄러워
숨기고,
잊은 척하며 살아왔던 건 아닐까요.
사랑을 떠올리는 순간,
몸 안에서 따뜻한 호르몬이 흐릅니다.
굳어 있던 감정이 녹고,
심장이 다시 살아납니다.
그걸 누가 막을 수 있을까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죄책감과 조건과 시선 때문에
그 감정을 스스로 눌러버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글 속에서만큼은
모두가 자유롭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제이가 되고,
누구나 밤토끼가 되어
사랑을 꿈꾸고
사랑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를.
봄이니까요.
봄은 만물을 깨우는데
우리 마음만 겨울일 필요는 없잖아요.
사막처럼 메말랐던 마음에도
몽글몽글한 꽃이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이 이야기가
잠들어 있던 연애 세포를 깨우는
작은 심폐소생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머리로 버티며 살아낸 당신이
잠들기 전,
커피 한 잔처럼 따뜻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잊고 지냈던 설렘을
잠깐이라도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
그런 글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당신의 이야기 또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면 안 되는 사랑〉도,
〈나는 제이의 밤토키〉도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니까요.
곧 다시,
역사 속 사랑 이야기로
지적인 설렘을 들고 돌아오겠습니다.
오늘은,
잠깐 마음을 내려놓고
몽글몽글해져도 괜찮은 날이기를.
<나는 제이의 밤토키>
작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