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생각하다
‘끼니 걱정’이라는 말이 갖는 뜻은 하루 한 끼 겨우 먹을 정도로 가난했던 그 시절,
정말로 끼니를 걱정했다는 뜻이었다.
지금의 ‘끼니 걱정’은 코로나로 아이들이 종일 집에 있는 요즘,
‘오늘은 또 무얼 해 먹어야 하나’가 되었다.
학교, 유치원에서 영양균형을 갖춘 식단으로 한 끼를 제대로 먹고 왔을 때는
집에서 좀 부실하게 먹어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는데
집에서 먹는 게 다인 요즘엔 신경이 쓰인다.
아직 매운 걸 썩 잘 먹지 못 하는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으려면 할 수 없는 요리가 많다.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제육볶음 등등 나름 접근이 쉬운 요리들을 할 수 있다면 그나마 괜찮을 텐데...
그래서 요즘은 매일 ‘끼니 걱정’이다.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코로나로 인해 예전보다 많이 한가해진 남편이 요리에 취미를 붙였다.
예전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퇴근해서 저녁을 책임지기 시작했다.
받아먹는 요리는 어찌나 맛이 있는지...
게다가 나보다 요리도 잘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요즘 다시 엄마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자영업을 했던 부모님.
엄마는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가게에서 손님을 맞으며 가게와 붙어있는 살림집에서 살림을 했다.
하루 세 끼를 차리고 치우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그 와중에 자식 셋의 도시락까지 쌌다.
초등학교 3학년 새 학기의 어느 날, (그때는 국민학교였다.)
내성적이던 나는 아직 친구를 제대로 사귀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날은 피곤했던 엄마가 늦게 일어나 도시락을 싸주지 못했다.
점심시간 때쯤, 엄마는 학교로 직접 도시락을 갖다 주었는데
도시락을 열어본 나는 도시락 반찬이 부끄러워 친구들과 같이 먹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혼자 먹었다.
두 칸으로 나뉘어 있는 도시락 반찬 통은 오이무침으로만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 날은 반찬 할 시간조차 없게 바빴던 엄마가 그래도 학교로 부랴부랴 도시락을 갖다 줬는데,
어렸던 나는 엄마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하고 반찬통의 내용물이 부끄러워서 내심 엄마를 원망했다.
요즘 ‘끼니 걱정’을 하며 불현듯 그 날이 떠올라 부끄럽고 미안해졌다.
엄마, 미안하고 고마워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