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뒷산

by 앙니토끼

몇 달 만에 온 가족이 산에 올랐다.


집 근처에 산이 있음에도 쉬는 날이면 아이들 위주로 돌아다니느라 산에 갈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코로나로 갈 수 있는 곳이 없어져서 답답한 어느 4월, 산에 올랐다.

생각보다 넓게 둘러져 있는 산의 규모에, 생각보다 잘 꾸며져 있는 모습에 놀랐다.

‘아이들이 힘들어서 징징댈 거야’ 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아이들은 신나게 산을 탔다.

오히려 헥헥대는 나보다 더 산을 잘 탔다.

특히나 6살 아들은 날다람쥐가 따로 없었다.

그렇게 첫 발을 내딛고는 거의 매주 한 번씩은 산을 탔다.

내려오는 길은 여러 갈래라 한 번은 공원으로, 한 번은 시장으로, 한 번은 대학교로.

내려가는 길마다 다른 산의 모습이 재미있었다.


날씨가 더워지고부터 한참 동안 가지 않다가 장마와 태풍이 몇 차례 지나가고 날씨가 급격하게 선선해져

다시 산에 올랐다.

땅바닥의 흙이 날리는 것 없이 깎여지고 단단하게 굳어있는 것을 보고

새삼 ‘비가 정말 많이 왔었구나’ 하고 느꼈다.


오랜만에 산을 탄 아이들은 정말 신나게 올랐다.

대학교 쪽으로 내려와 맞은 편에 있는 문구점에 들렀다.

작은 가게인데 자잘한 장난감과 문구들이 많아 아이들의 눈이 돌아간다.

작은 장난감을 하나씩 사들고 나와 근처에 있는 좋아하는 국수집에 갔다.

국수집에서 국수, 만두, 제육덮밥을 시켜먹었다.

아직 외식은 조심스러웠지만 가게 안에는 우리 뿐이었고,

문도 활짝 열려 있어 조금은 안심을 하고 밥을 먹었다.

1시간반정도 산을 올랐다 내려온 아이들은 허겁지겁 국수를 먹으며 “맛있다”를 연발했다.

얼마만의 외식인지....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예전엔 종종 가던 가게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카롱을 하나씩 사 주었다.

마지막 코스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도 사 먹으며 딸이 말했다.


“오늘은 최고의 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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