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고정순_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는 독특한 책이다. 고정순 작가와 정진호 작가가 서로 나눈 편지를 모은 책인데, 서로가 오가는 서간집이 아니라 고정순 작가의 편지만 모은 에세이집으로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편지이면서 에세이인 책은 친구에세 쓰는 편지이기도 하면서, 독자에게는 답장 아닌 고정순 작가의 글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에세이이기도 한 만남이 되었다.

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이가 작가 자신이어서 자신에게도 건네듯 붙인 제목 같다. 마무리에 항상 쓰는 ‘친구가’처럼 친구인 당신에게 보내주고 싶은 다정함이기도 하면서 ‘나’를 위로하기 위하는 것 같이. 온 몸이 통증이 일고, 그림책 세계에 자신이 계속해서 있어도 될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안히지만, 그럼에도 생을 사랑하는 이가 시치미 떼듯 오늘도 살아가겠지.

<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고정순 글•그림, 길벗어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