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수 Dec 10. 2023

서울의 봄


141분이란 짧지 않은 영화는, 결론부터 말하면 지루하게 영화가 느껴지면 어쩌나 했는데 그러진 않았다. 후반부가 좀 그런 면이 있긴 했으나 여튼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남성들만 이름을 갖고 나오는 영화인 건 애초 다룬 사건이 그러니 차치하고, 같이 본 일행이 “깡패 영화네“라고 했듯 엘리트 군사조직을 이루고 있는, 실은 깡패와 다를 바 없는 이들을 여실히 보여준 영화였다. 이마를 짚게 되는 건 이게 우리의 역사에 사실이란 치욕이고 수치란 것이고(영화 속 대사 인용). 견고하고 ‘자빠진’ 하나회의 ‘하나’성에 한숨이 푹푹 관람이었다. 그에 대척점에 선 인물일 이태신은 글쎄, 사실 뭐랄까 보면서 가슴 부풀어지지 않는 모습인 건 군인에게 이입할 수 없는 지점이기도 하겠으나 결국 무력한 이가 되고만 것은 우리 사회의 정치의 모습일 테니까. (배우자와의 씬은 내겐 영화에서 불필요했음) 영화를 보고 나와서 왜 제목을 “서울의 봄”이라 했을지 궁금했다. 짧은 봄으로 끝나게 만든 얼굴들을 목도하는 달가울리 없는 시간에 붙은 이 제목은 사실 전두광과 일행들에겐 한없이 아깝다.


12•12에 대해 사실은/생각보다 모르는 것들.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 지나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실패하면 쿠데타이고 성공하면 혁명이라던 대사. 우리에게 이 사건은 무엇인가. 무엇이 되었나.


아 전두광 얼굴 있는 포스터는 사용하기가 싫어…

작가의 이전글 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